회담 무산 이후 6·15, 7·4 에 목매는 북 왜?

목용재 기자

입력 2013.06.12 16:44  수정 2013.06.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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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ㆍ김정일 유훈으로 김정은 권력유지에 필수”

남북당국회담 예정일인 12일 오후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들이 광화문 KT 사옥 앞에 모여 회담 무산과 관련해 북한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된 직후 또다시 ‘6·15 남북공동선언 및 7·4 남북공동성명 공동기념 문제’를 거론하고 나와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당국회담 무산에 대한 북한의 첫 반응은 “6·15, 7·4 문제가 해결되면 남북 대화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개인필명의 글이었지만 노동신문이 노동당을 대변하는 기관지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의중이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남북현안과 함께 ‘6·15 및 7·4 발표일 공동기념 문제’를 들고 나왔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상봉 문제 등 현안을 중심으로 의제를 선정했지만 북한은 6·15, 7·4 공동기념에 대한 문제까지 끌어들이는 것을 고집했다. 결국 당국회담 의제 부분에서 남북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처럼 북한이 6·15 공동선언과 7·4 공동성명에 치중하는 것은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김정은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통치를 이어받은 유일한 계승자라는 점에서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김정은에게 할아버지, 아버지가 이끌어낸 남북합의를 기념하는 것은 권력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7·4와 6·15는 각각 김일성과 김정일이 이끌어낸 남북합의였기 때문에 김정은의 남북대화의 기본 방향은 6·15, 7·4라는 것이다. 남한과의 대화에서 6·15, 7·4를 내세우지 않으면 권력의 정당성을 잃어버리는 셈이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북한 주민들이 어린 김정은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은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 관철자이기 때문”이라면서 “남북관계에서 6·15, 7·4 문제를 거론하지 않으면 ‘혁명의 배신자’로 몰려 권력 정당성의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 선임연구관은 “김정은의 권력은 김일성과 김정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그들이 이룩한 6·15, 7·4를 기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상징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북한이 6·15 공동선언, 7·4 공동성명을 강조하는 것은 천안함, 연평도, 박왕자 씨 피살사건 등 일련의 도발행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물타기’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6·15, 7·4 남북공동 기념행사를 개최해 ‘우리민족끼리’라는 민족성을 강조하고 평화 분위기를 일으켜 도발에 대한 면죄부를 얻어내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그동안 북한이 수많은 대남도발을 벌였기 때문에 남한에 치러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우리의 양보를 유도하기 위해 6·15, 7·4 등을 내세워 어물쩍 넘어가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6·15, 7·4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북한이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억지 논리로 연결시킬 명분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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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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