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흔히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다. 사군자의 하나이기도 한 이 나무가 무슨 매력이 있기에 이렇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일까?
대나무는 벼과(―科 Poaceae) 대나무아과(―亞科 Bambusoideae)에 속하는 상록성 목본인 키큰 풀의 총칭이다.
대나무를 한자로는 죽(竹)이라고 한다. 대나무가 북방으로 옮겨질 때 명칭도 중국 남방음이 따라 들어왔다. ‘竹’의 남방 고음이 ‘덱(tek)’인데 끝소리 ‘ㄱ’음이 약하게 되어 한국에서는 ‘대’로 변천하였고 일본에서는 두 음절로 나누어져 ‘다케’로 되었다. 그래서 일본은 독도를 일명 ‘죽도’, ‘다케시마‘하고 한다.
열대 지방에서 자라며 특히 아시아의 계절풍 지대에 흔하다. 화본과 중 가장 키가 큰 식물로 높이 30m, 지름 30cm 내외에 달한다. 줄기가 꼿꼿하고 둥글며 속이 비어 있다.
땅 속 줄기는 옆으로 뻗어 마디에서 뿌리와 순이 나오고 잎은 좁고 길다. 습기가 많은 땅을 좋아하고 생장이 빠르고 좀처럼 꽃이 피지 않지만, 필 경우에는 전 대나무밭에서 일제히 피며 대나무에 있는 영양분을 모두 소모하여 말라 죽는다.
대나무는 건축재·가구재·낚싯대·식물 지지대를 비롯하여 바구니 등 죽세공품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하며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어린 순은 나물로 요리하여 먹는다.
전 세계에 400여 종류가 분포하며 한국에는 왕대속 ·해장죽속 ·조릿대속 ·이대속의 4속이 있다.
왕대속(Phyllostachys)은 잎집이 일찍 떨어지며 수술은 3개이고 높이 10~30m, 지름 3~20cm로서 줄기가 대형이며 눈은 각 마디에 2개씩 난다.
세계적으로 40여 종이 있는데 주로 중국과 인도에 많이 분포하고 일본 ·유럽 ·북아메리카에도 있으며, 한국에는 중부 이남에서 죽순대 ·오죽 ·솜대 ·반죽 ·관암죽 ·왕대의 6종류가 자란다.
중국이 원산인 죽순대(P. pubescen)는 높이 10~20m, 지름 20cm 정도이며 처음에는 녹색으로 털이 있으나 황록색으로 변하고 식용으로도 사용한다.
오죽(P. nigra)은 줄기가 처음에는 녹색이나 다음해부터 검기 시작하여 완전히 흑색이 되고 높이 3~20m, 지름 2~5cm로서 곧게 자란다. 꽃은 6~7월에 피고 수상꽃차례로 길이 2.5~3cm의 타원형이고 자록색이다.
약 60년 주기로 개화, 결실한 후 죽는다. 우산 ·부채 ·책상 ·서가 등의 죽세공재로 많이 이용한다.
솜대(P. nigra var. henonis)는 오죽의 변종으로 줄기는 높이 10m 이상, 지름 5~8 cm이며 처음은 흰분으로 덮였다가 황록색으로 된다. 적갈색의 연한 죽순은 식용하고 죽력(竹瀝)은 약용으로 이용되며 큰 줄기는 건축과 죽세공재로 쓴다.
반죽(P. nigra for. punctata)은 오죽의 품종으로 줄기는 높이 10m 내외이고 환경에 따라 색이 다르며 황색 바탕에 흑색 반점이 있다. 꽃은 6~7월에 원추꽃차례로 피며 많은 작은꽃이삭이 촘촘히 달린다. 약 60년 주기로 개화, 결실 후 죽는다. 죽세공재와 지팡이로 쓰이고 관상용이다.
관암죽(P. comprossa)은 가지의 첫마디가 편편하게 눌려져 있고 초상엽에 잔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은 원추꽃차례로서 작은꽃이삭이 여러 개 달린다. 왕대(P. bambusoides)는 높이 10~30m, 지름 5~13cm이나 추운 지방에서는 높이 3m, 지름 1cm밖에 자라지 못한다. 죽순은 식용 ·약용하고 건축 ·죽세공재로 사용한다.
해장죽속(Arundinaria):잎집이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고 눈은 각 마디에 가지가 3개 이상 나오며 높이 0.5~7m, 지름 2~30mm로서 중형이고 수술은 3개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온대 지역에 150여 종이 분포하고 한국에는 중부와 남부에 해장죽 1종이 자란다.
해장죽(A. simonii)은 높이 6~7m, 지름 1~3cm로서 마디가 긴 편이며, 처음에 덮여 있던 흰분은 점차 없어지고 녹색이다. 꽃은 5월에 피고 원추꽃차례로서 작은꽃이삭에 5~14개가 달리고 꽃자루에 털이 있다. 죽순은 식용하고 부채와 낚싯대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조릿대속(Sasa):잎집에는 부드럽거나 딱딱하고 긴 털이 있으며 꽃이삭의 자루가 길고 수술은 3개 또는 6개, 높이 0.3~5m, 지름 2~15mm로서 소형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200여 종이 분포하고, 한국에는 충청북도와 평안북도를 제외한 전역에 고려조릿대 ·섬조릿대 ·제주조릿대 ·조릿대 ·갓대 ·섬대의 6종류가 자란다.
고려조릿대(S. coreana)는 한국 특산종으로 뿌리줄기는 짧고 엉켜서 벋으며 마디 사이가 짧으면서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섬조릿대와 비슷하나 잎이 보다 작고 가지가 많이 나는 것이 다르다. 잎은 약용에 쓰이고 관상용이다.
섬조릿대(S. kurilensis)는 높이 2~5m, 지름 4~6mm이고 줄기와 포에 털이 없다. 꽃은 5~6년마다 봄에 복총상꽃차례[複總狀花序]로 피고 3~4년생 곁가지에 달린다.
제주조릿대(S. quelpaertensis)는 한국 특산종으로 줄기는 높이 10~80cm, 지름 3~4mm로서 모여나고 마디가 도드라지며 털이 없고 녹색인데 마디 주위는 약간 자주색이다. 열매는 식용하고 관상용이다.
조릿대(S. borealis)는 높이 1~2m, 지름 3~6mm이다. 꽃은 4월에 복총상꽃차례로 피고 작은꽃이삭에는 2~5개의 자주색 꽃이 달리며 밑부분에 2개의 포가 있다. 열매는 식용하고 잎은 약용에 쓰이며 줄기는 조리를 만든다.
갓대(S. borealis var. chiisanensis)는 한국 특산종으로 줄기는 높이 1~3m로서 처음에 털이 있다가 없어지고 중간 윗부분에서 2~3개로 갈라진다. 마디 사이의 윗부분이 털과 흰가루로 덮이고 잎집은 밑부분에만 잔털이 있다. 조릿대와 비슷하나 외영 끝이 까락처럼 되는 것이 다르다. 조리를 만드는 데 쓰인다.
섬대(S.borealis var. gracilis)는 기주조릿대라고도 한다. 줄기는 높이 20~60cm, 지름 2~3mm이며 흰가루로 덮여 있다가 없어지고 자주색을 띤다. 꽃은 총상꽃차례로서 길이 1~2cm인 작은꽃이삭에 3~6개의 자주색 꽃이 달리고 기부에 있는 2개의 포는 자주색이면서 털이 있다. 잎은 약용으로 쓰인다.
이대속(Pseudosasa):남부의 산기슭이나 평지에 군생하며 관상용으로도 심는다. 2년째에는 각 마디마다 1개씩 가지가 나온다. 땅속줄기의 끝에서 거친 털이 난 껍질에 싸여 새순이 나온다. 껍질은 마디 사이보다 길다. 잎은 길이 약 30cm이며 혁질이다. 늦은봄에서 여름에 개화하며 재식종은 부분개화를 한다. 이대 ·자주이대 2종류가 있다.
이대(P. japonica)는 높이 2~5m, 지름 5~15mm로서 털이 없으며 중간 윗부분에서 5~6개의 가지가 나온다. 죽순은 식용하고 줄기는 낚싯대 ·부채 ·발 ·화살 ·담뱃대 및 죽세공재로 사용한다.
자주이대(P. japonica var. purpurascens)는 이대의 변종으로 줄기는 높이 1~3m, 지름 5~8mm로서 자주색을 띤다. 꽃은 원추꽃차례로서 여름에 피고 작은꽃이삭에 10여 개의 꽃이 달린다. 죽순은 식용하고 줄기는 죽세공재로 사용한다.
‘삼국유사’에 이서국(伊西國)이 금성에 침입하였을 때 신라군이 당해내지 못했는 데 이때 귀에 댓잎을 꽂은 군사들이 나타나서 신라군을 도와주었다. 적이 물러간 후 그들이 간 곳을 몰랐는데 미추왕릉 앞에 댓잎이 쌓여 있었다.
그래서 미추왕릉을 죽현릉(竹現陵)이라고 하였다. 고대 소도(蘇塗)의 어원적 변형으로 보는 솟대와 별신대는 신간(神竿)으로서 흔히 대로 만드는데, 신과의 교감(交感)을 바라는 심리적 반영의 한 형태이다.
무속신화에서 담금애기의 아들 3형제가 대나무 밑에서 아버지를 찾다가 대나무들이 아버지를 대신해 주겠다고 한 데서 부모상을 당했을 때 상주들이 대지팡이를 짚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풍습에 새벽에 문 밖에서 대를 태워 그 소리로 잡귀를 쫓는 것은 중국의 폭죽 풍습과 맥을 같이 한다. 대는 번식력이 강하고 상록인 점에서 소나무와 비견되는 영생과 불변을 상징한다. 대는 신을 부르거나 내리게 하는 신대로 사용되는 점에서 신화적 상징성을 유추하게 된다. 즉 대는 신령의 집, 신령의 통로 등을 상징한다.
‘삼국유사’에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는 피리를 통해 남녀음양의 이치를 상징하면서 안식과 평화를 상징하였으며 이것은 통일신라시대를 지탱한 국민적 합심과 평화를 상징한 것이다.
대는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 ‘대쪽같은 사람’으로 불의나 부정과 타협하지 않는 군자의 행실에 비유된다.
‘시경’에서도 대를 두고 “훌륭한 저 군자여…”라고 하였다. 유교적 가치관에 젖은 선비들은 대를 그들의 척도로 삼았다.
정몽주가 피살된 다리를 선죽교(善竹橋)라 명명하고 민영환이 자결한 곳에 혈죽(血竹)이 돋았다고 하는 이야기는 이러한 뜻을 부여한 것이다.
불교에서는 대를 속세에서 벗어나 자연을 도우며 자비의 마음을 돕는다고 하였으며 댓가지는 관음보살의 자비를 나타내기도 한다. 선가(禪家)에서는 수행자를 지도할 때의 도구로서 죽비(竹)를 사용하는데 수행의 증진을 상징한다.
중국에서는 순(舜)임금이 창오(蒼梧)에서 죽었을 때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소상강 가에서 슬피 울다 눈물이 강가의 대에 뿌려져 물들었다고 한다. 이것이 소상반죽(瀟湘斑竹)인데 남편을 따라 죽은 그들의 절개를 상징하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갈라지되 타협하지 않는 스스로의 민족성을 대에 비긴다. 송죽매(松竹梅)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여 신년경축에 사용하며 모든 경사에 상징으로서 표시한다.
이처럼 대나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도 각가지 설화와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우리들의 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무이다.
‘지조’라는 의미를 지닌 대나무! 나도 이처럼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훌륭한 군자라는 칭송을 받을 수 있는 대나무를 삶의 스승으로 닮아가고 싶다. 정말이지 가까이 하고픈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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