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2012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28표를 얻어 나이트(넥센·121표)-오승환(삼성·51표)-박희수(SK·30표)-류현진(한화·14표) 등을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장원삼 수상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투수 부문은 이번 골든글러브 경쟁에서 최대 격전지였다. 장원삼은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7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5로 생애 첫 다승왕을 차지하며 우승팀 삼성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시리즈에서 2승과 함께 평균자책점 0.69로 인상적인 피칭을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생애 최고 시즌을 보낸 장원삼은 골든글러브 수상 자격이 충분했다.
문제는 장원삼보다 확연하게 더 뛰어난 성적을 올린 투수가 있었다는 점이다. 넥센의 외국인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올해 30경기에 등판,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했다. 다승 부문에서는 1승 뒤진 2위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1점 이상 차이나는 전체 1위다.
리그 전체에서 200이닝(208⅔)이상 소화한 투수도 나이트가 유일하다. 특히, 우수한 선발투수의 기준으로 꼽히는 퀄리티스타트에서 나이트는 무려 27회로 장원삼(14회)보다 두 배가 많다. 개인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올해 최고의 선발투수는 분명 나이트였다.
어느 정도는 팀 성적 프리미엄이 반영됐다고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장원삼 소속팀 삼성은 올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에 성공했고, 넥센은 4강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넥센은 올해 박병호(1루수), 서건창(2루수), 강정호(유격수) 등 3명의 수상자를 배출, 골든글러브 최다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차별하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딱 좋은 상황이다.
사실 억울한 것은 장원삼도 마찬가지다. 명실공히 최고시즌을 보내고도 오히려 장원삼은 그 기록의 가치에서 일급투수들과의 비교를 두고 늘 평가절하에 시달렸다. 올 시즌 삼성이라는 강팀에서 활약했던 투수의 상황이 개인기록을 평가할 때는 프리미엄이 아니라 오히려 핸디캡으로 작용한 면이 없지 않다.
정규시즌부터 에이스라고하기엔 이닝소화능력이나 퀼리티스타트가 부족하고 평균자책점이 높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규시즌 내내 장원삼보다 내용면에서는 더 뛰어난 피칭을 보이고도 타선과 불펜 지원 부족으로 승수쌓기에서 손해를 봤던 류현진-윤석민과의 비교는 장원삼을 괴롭혔다.
어차피 모든 기록은 상대적이다. 모든 선수의 기록을 동일한 조건에서만 평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골든글러브는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성적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것도 결국 사람의 잣대인 만큼, 장원삼 수상이 주는 논란은 그만큼 올해 골든글러브 경쟁이 치열했음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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