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쥐려다...헛물 켠 통진당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입력 2012.04.12 00:51  수정

교섭단체 진입 목표 결과는 최대 12석

통합진보당 이정희, 조준호 공동대표와 비례대표 후보들이 1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 당사에서 19대 국회의원선거 당선 확정자들에게 꽃을 붙이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다 쥔 줄 알았던 ‘캐스팅보트’를 놓치게 됐다.

4.11총선 결과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12일 현재 통진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당선자까지 포함해 12석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통진당은 19대 국회의 원내교섭단체 진입(20석)을 목표로 했다.

통진당은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민주통합당이 140석에 근접한 의석수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규모면서도 제1야당과 힘을 합쳐 국회의 의결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쥔 ‘제3당 세력’으로 거듭나는 듯했다.

그러나 꿈은 좌절됐다. 11일 오후 11시경까지 통진당은 19대 국회에서 양대 당파의 세력이 비등할 경우 ‘결정적 한방’이라는 힘으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새누리당이 150석에 근접한 1당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는 무산됐다.

통진당 향후 행보는? ‘강경’과 ‘투쟁’이 될 것

하지만 통진당의 ‘힘’은 아직 건재하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이 1당을 차지하게 되는데다 오는 12월19일 대선에서 ‘야당의 힘’을 모으기 위한 방편으로 민주당은 통진당에게 재차 ‘야권연대’라는 카드를 다시 내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통진당의 도움을 받는 대신 자신의 ‘기득권’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통진당은 거대한 제1야당을 손에 쥐고 뒤흔들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 전문가들은 통진당의 향후 행보가 ‘강경’과 ‘투쟁’으로 갈 것으로 예측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 없이 일할 수 없을 때 통진당은 강경한 목소리를 민주당에 좀 더 투영시키려 노력할 것”이라며 통진당의 ‘제3당 파워’가 입증될 것이라 내다봤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진당의 투쟁적인 성향과 현 정부에 대한 비판론을 갖고 있는 것을 전제로 “MB정부(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당분간 강하게 가지 않을까 한다”며 “‘MB심판론’을 필두로 투쟁적이고 강성적인 느낌으로 행보를 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민주당과 통진당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갈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야권연대가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폐기한다고 했었으니 앞으로 통진당은 이를 정말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지만 민주당은 어떨지 모르겠다”며 “이 같이 민주당과 통진당이 이념노선이 달라 부딪혀 갈등관계로 가게 되면 (현재 부는 야풍에서) ‘역풍’이 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지금의 정치는 과거처럼 투쟁정치가 아닌데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국민들에게 어필하기가 힘들다”며 “앞으로 대중정당으로 나가기 위해선 ‘투쟁’과 ‘협상’이라는 정치권의 두 가지 덕목을 잘 버무려 나가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데일리안 = 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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