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 19금이 웬 논란이냐고?

김헌식 문화평론가 (codessss@hanmail.net)

입력 2012.03.31 10:11  수정 2013.05.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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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내용도 모른채 부화뇌동 관람 소동도 문제

팝스타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지난 2009년 6월 18일 오후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공동제작센터에서 열린 생방송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보통 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만 7세 이상 입장가라고 딱지를 붙인 것은 폭력적이거나 야한 장면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7세이기 때문이 아니다. 7세 이상되면, 공연장에 조용히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공연장에서 아기를 대동한 이들을 볼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성들이 아이를 가지면서도 극장구경 한 번 못하는 것은 시간적 여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원천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하지 않는 이상 꽤 오랜동안 공연장에 들어갈 수 없다. 아이가 한 명이라면 덜할 수 있지만 여러 명이라면 매우 오랜동안 더욱 공연장과 거리가 멀 것이다. 결혼과 출산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문화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정말 암흑기와 같을 것이다. 물론 공공질서 차원에서 유아 출입금지는 타당해 보이지만 말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커도 공연장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만은 없기도 하다. 아이를 어디에 맡겨두고 간다는 말인가. 더구나 소가족 핵가족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두고 부부끼리 외출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아이들과 같이 공연장에 갈 수 있는 나이라면, 예컨대 만 7세가 넘었다면, 극장에서 소란을 필 가능성은 없지 않겠는가.

또 일찍부터 가족을 위해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정서상이나 교육상으로 말이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난감한 일을 당한다. 매매춘이나 성적인 장면들이 노골적으로 나오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공연예술이 다른 콘텐츠와는 달리 그런 점이 많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극장에서는 규제를 받을 만한 내용이 극장에서 버젓이 보여도 되는가' 말이다.

물론 따로 성인연극은 있다. 여기에서 성인연극은 성인만 볼수 있는 작품이기보다 성적연극이다. 성인은 인간이 되었다는 의미다. 성인이 되었다는 의미는 어른이 되는 상황을 말하는데, 어른은 대개 성적인 콘텐츠를 마음대로 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제할 수 없는 공연계와 달리 영화관에는 등급이 나누어져 있다. 최근에는 영화예고편도 등급을 나누었다. 그동안 어린이들이나 청소년이 성인영화 급의 예고편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율 등급에 따라 이루어져야 할 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니 말이다. 이러한 맥락이라면 정말 제도적 미흡이고 공연계의 자정이 필요한 것 같다. 박진영은 지난 연말 공연을 아예 미성년자는 관람을 금지하게 했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수위를 넘어 취한 조치였다.

더구나 이번에 레이디 가가의 공연 논란을 보면서 등급제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자율적으로 질서를 무색케 하는 이러한 논의 이전에 정말 치명적인 이야기가 빠지고는 한다. 정작 무슨 작품인지 모르고 관람하는 행태이다.

어떤 작품인지 구체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고 관람하기 때문에 뒤늦게 발견한 내용의 선정성을 탓한다. 모든 것은 장면만이 아니라 맥락, 나아가 주제의식이 중요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화뇌동의 공연관람이다. 유명하기 때문에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다.

물론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돈 내고 아이들과 같이 가는 부모는 없겠지만, 더 우려스러운 것은 공짜표를 얻었기 때문에 아이들과 무조건 같이 관람을 하는 것이다. 그거야말로 아이들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어떤 내용과 장면이 연출되는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가는 일은 그만큼 공연제작사의 등급과 관련 없이 자율적으로 규제되어야 하는 일이겠다. 선정적인 내용을 떠나 많이 알려진 공연을 그 내용에 관계없이 관람할 때 그것은 성인이건 아이건 문제가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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