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과 김정일 사망 놀랍게 똑같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입력 2011.12.19 18:24  수정

김일성 사망후 34시간후 김정일 51시간 30분후 특별방송으로 발표

즐겨타던 '열차서의 과로사' 의문…의혹 덮으려 '부검했다' 언급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70)이 17일 돌연 사망하면서 17년 전 김일성 주석의 죽음과의 닮은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심근경색이라는 같은 사망원인과 더불어 사망한지 수일이 지나서 이뤄진 발표 행태, 발표 하루전 국경봉쇄 지시 등에서 폐쇄적인 북한의 현실을 드러냈다.

게다가 사망한 지 51시간 30분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가 이뤄지면서 시신을 부검한 것으로 밝혀져 김일성 사망 당시와 비슷한 의혹까지 낳고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일에 의한 모해설’, ‘김정일과의 언쟁(言爭)에 의한 심장마비설’ 등이 돌던 김일성 사망 때처럼 이번에도 ‘권력투쟁에 의한 타살 의혹’ 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북한 중앙통신은 19일 낮 12시 특별방송을 통해 “김 위원장이 2011년 12월 17일 오전 8시30분 현지 지도의 길을 이어가다가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인하여 열차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7일 오전 8시 30분 현지지도중 열차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해 충격을 주는 가운데 19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시민들이 김정일 사망 뉴스속보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통신은 김정일의 질병과 사망 원인에 대해 “17일 달리는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면서 “발병 즉시 모든 구급치료 대책을 세웠으나 17일 8시30분에 서거했다. 18일에 진행된 병리해부검사에서는 질병의 진단이 완전히 확정됐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는 김정일이 사망한 지 이틀 이상을 넘겨 공식화된 것이다. 시신 해부 등이 있었다고 하지만 즉각적인 보도가 없었다는 점은 김일성 사망 때와 같다.

지난 1994년 당시 82세이던 김일성 주석 사망은 34시간이 지나서 발표됐다. 당시에는 부음(訃音)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사망 장소마저 비공개로 했다. 전군에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특이한 점으로 남는다.

의심의 근거는 평소 협심증 증세가 있었던 김일성 곁에는 언제나 심장 담당 주치의가 동행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김정일은 의도적으로 묘향산 행사 명단에서 심장 담당 주치의를 빼버린 데서 비롯됐다.

당시 김정일의 긴급명령에도 불구하고 헬기는 한 치 앞도 가려볼 수 없는 기상악화로 추락되었고, 구급차량은 산사태 때문에 평양으로 되돌아갔던 일마저 벌어졌다. 그런데도 김일성을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한 일종의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이나 숙청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점도 의혹을 더욱 짙게 했었다.

이 때문에 김일성 사망 당시 김일성의 딸이자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까지도 상당한 의구심을 표명했다는 후일담도 있다. 이후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100일에 즈음해 사망 원인에 대해 밝혔으나 여전히 의혹은 남았다.

이번 김정일의 사망 원인 역시 심장 마비이지만 ‘열차에서 과로사’한 부분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부검 실시 역시 북한에선 ‘의례적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논란을 사전에 차단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번에 북한은 19일 낮12시부터 특별방송이 있다고 거듭 발표하면서 김정일 사망 사실을 예측케 했다. 이는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또 김정일 사망발표 하루 전인 18일 새벽 1시경 북한 국경경비대에 국경을 봉쇄하라는 ‘특별경비’ 지시가 하달됐다. 이 역시 김일성 사망 때 내려진 ‘국경 봉쇄’와 같은 것으로 북한 당국은 김정일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하기 전 대량 탈북 등 주민들의 동요에 대비했던 것으로 보여진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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