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스 광채에 가린 ´주춧돌 벨라미´

입력 2010.01.20 14:49  수정

테베스 2골 작렬 밑거름...밀리던 흐름도 맨시티로 끌어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지역 라이벌이자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제압했다.

맨시티는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시티 오브 맨체스터서 열린 ‘2009-10 칼링컵’ 4강 1차전 맨유와의 대결에서 2-1 역전승했다.

전반 15분 라이언 긱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41분 테베즈의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이뤘고, 여세를 몰아 후반 19분 빈센트 콤파니의 오른발 크로스에 이은 테베스의 헤딩 결승골로 맨시티는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자신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던 맨유를 향해 테베스는 동점골과 결승골을 폭발시키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고 팀 승리를 주도했다. ‘복수 세레모니’로 테베즈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크레이그 벨라미의 활약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셨다.

벨라미는 올 시즌 맨시티 왼쪽 윙어와 쉐도우를 오가며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테베즈가 2골을 작렬하며 확실한 마무리 능력을 과시했다면, 벨라미는 맨유전 승리의 발판이 됐다. 초반 맨유에 선제골을 빼앗기는 등 끌려가던 흐름을 맨시티 쪽으로 되돌리며 승리의 주춧돌이 됐다. 테베즈가 골을 터뜨린 두 번의 장면도 벨라미가 PK를 따내는 등 결정적인 기회를 잡아 가능했다.

벨라미는 맨시티 4-4-2 포메이션에서 테베즈와 함께 투톱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하지만 초반부터 최상의 공격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맨유 미드필더들 압박에 눌린 맨시티 미드필더들은 최전방으로 향하는 패스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고, 이는 자연스레 벨라미-테베즈 투톱의 고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벨라미는 무거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전반 중반부터 왼쪽 측면에서의 움직임을 늘려갔다. 그동안 왼쪽 측면에서 ‘폭주 기관차’ 공격본능을 뽐냈던 경험이 많은 벨라미는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번갈아가는 움직임을 통해 맨유의 수비를 흔들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펼친 것.

그런 벨라미의 움직임은 맨유에 빼앗긴 흐름을 되돌리는데 제대로 한몫했다. 게다가 마크맨이었던 맨유 오른쪽 풀백 하파엘 다 실바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면서 벨라마의 침투는 더욱 용이해졌다.

특히, 벨라미는 전반 39분 왼쪽 측면에서 최전방으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하파엘의 과도한 손동작을 틈타 페널티킥까지 따냈다. 이를 키커로 나선 테베즈가 동점골로 연결시키며 밀렸던 분위기를 바꿨다.

벨라미의 저돌적인 공격 본능은 후반에도 불을 뿜었다. 전반전에 흐름을 뒤집었다면, 후반전에는 지능적이고 노련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하파엘의 정면을 파고드는 돌파로 빈 공간을 창출해 맨유 골대를 겨냥한 크로스를 날리며 코너킥을 계속 얻어냈다.

후반 초반 몇 차례 반복된 이 장면은 결국 코너킥 상황에서 맨유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됐다. 결국 이것은 테베스가 역전골을 터뜨리는 발판이 됐다.

벨라미는 올 시즌 맨시티 왼쪽 윙어와 쉐도우를 오가며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왼쪽 측면에서 저돌적이고 힘이 넘치는 돌파는 물론 90분 동안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스피드 또한 빼어나다. 거의 매 경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벨라미의 존재감은 테베즈와 더불어 맨시티가 자랑하는 공격무기가 됐다.

이쯤 되니, 벨라미가 지능적인 플레이로 테베즈는 물론 맨시티를 칼링컵 정상과 ‘빅4’ 진입을 이끌 것이란 기대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관련기사]

☞ 덤덤한 퍼거슨 “테베즈, 맨유 떠난 선수 중 하나일뿐"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