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복귀·오베르탕 급성장에 ’나니 철렁?‘

입력 2009.11.27 20:48  수정

맨유 윙어 경쟁구도 변화 불가피

박지성-오베르탕 급부상 ´나니 추락?´

´산소탱크´ 박지성(28)이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르면서 윙어 자리를 놓고 벌이는 주전 경쟁은 더욱 불꽃을 튀게 됐다.

박지성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09-1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베식타스전에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16강행을 조기 확정지은 맨유는 비록 0-1로 일격을 당했지만, 박지성은 비교적 좋은 경기를 펼치며 자신감을 충전했다

이로써 올 시즌 들어 긱스-발렌시아-나니의 각축전이 계속되던 윙어 경쟁구도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지성과 오베르탕의 등장은 나니를 더 깊은 궁지에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판세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맨유의 주전 윙어로 뛰었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뛰어난 공간 창출, 악착같은 수비력을 바탕으로 루니-호날두 콤비의 공격을 돕는 이타적인 역할에 충실한 것. 하지만 올 시즌 호날두가 떠나고 맨유의 전술이 역습에서 점유율 축구로 변하면서 팀 내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무릎 부상은 주전경쟁에 빨간불이 켜진 박지성에게 치명타였다. 하지만 박지성은 두 달여 만에 출전한 베식타스전에서 지난 공백에 대한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패스 연결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팀의 점유율을 높였다.

여기에 문전 앞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려는 과감함과 3번의 슈팅이 골문 쪽으로 날카롭게 향했다는 점은 퍼거슨 감독에게 어필하기에도 충분했다. 정확도가 떨어졌지만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다.

이는 박지성이 맨유의 점유율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호날두 같은 파괴적인 드리블러이자 득점기계가 없는 맨유에 역습 축구가 무의미한 만큼, 최대한 점유율을 높이면서 골 찬스를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오베르탕의 활약 또한 맨유로선 반갑다. 여전히 활발함은 부족했지만 좁은 공간에서 발군의 볼 트래핑 감각을 선보이며 상대 수비의 압박을 간단히 뚫었다. 공을 끌다가 상대 수비에 차단당하기도 했지만, 곡선적인 활동 패턴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어댔다.

오베르탕은 지난달 28일 반슬리와의 칼링컵 4라운드를 시작으로 베식타스전까지 계속 출전해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선발이든 교체든 상관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시간만큼은 제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물론, 선발보다는 조커로서의 가치가 크지만 범상치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오베르탕의 나이는 불과 20세다. 어린 선수로서 칼링컵과 약팀과의 경기에 주로 출전, 점차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러한 오베르탕의 성장은 ´제2의 긱스´를 고대하던 맨유 팬들로선 반갑기만 하다.

이처럼 박지성 복귀와 오베르탕의 성장은 기존 윙어들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긱스-발렌시아 체제로 정리되고 나니가 긱스의 체력 부담을 덜었던 그동안의 흐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긱스도 시즌 중반부터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될 예정인 데다, 발렌시아가 시즌 초반에 많은 경기를 소화해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만큼 박지성과 오베르탕에게도 많은 출전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나니다.

2007년 여름 21세의 나이에 촉망받는 기대주로 입단했지만, 성장속도가 생각보다 더디다. 올 시즌에는 부정확한 패스 남발과 비효율적인 움직임으로 퍼거슨 감독을 고민에 빠뜨렸다. 특히, 커뮤니티 실드를 제외한 올 시즌 16경기에서 1골 2도움에 그쳐 그의 장점이던 공격 포인트도 실종됐다.

여기에 나니는 지난 11일 한 포르투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퍼거슨 감독을 공개 비판하면서 방출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퍼거슨 감독에게 사과하긴 했지만, A매치 이후 치른 2경기에 모두 결장하면서 그의 입지는 위태롭기만 하다.

올 시즌 초반 긱스에 밀린 데 이어 박지성과 오베르탕의 등장은 그를 더 깊은 궁지에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판세다.[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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