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주축’ 캐릭-비디치···과연 1월에 방출?

입력 2009.11.24 23:53  수정

영국 현지언론, 캐릭-비디치 등 방출설 보도

퍼거슨, 시즌 도중 주축 내친 전례 없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4명의 선수를 방출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와 눈길을 모은다.

잉글랜드 언론 <뉴스 오브 더 월드>는 23일(이하 현지시간) "네마냐 비디치- 마이클 캐릭-벤 포스터-루이스 나니가 살생부(방출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포스터와 나니는 맨유 생활에 연일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비디치는 훈련 도중 마케다-웰백 같은 영건들에게 거친 태클을 가하며 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이유다. 여기에는 조니 에반스를 더 육성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통 퍼거슨 감독의 속내를 알 수 없어 축구팬들의 궁금증은 더 증폭되고 있다.

캐릭은 올 시즌 맨유의 중원이 탄탄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 그 자리는 토트넘의 루카 모드리치가 대신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캐릭과 비디치다. 둘은 2006-07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부터 지난 시즌 클럽월드컵 및 프리미어리그 3연패에 이르기까지 맨유에 많은 우승컵을 안긴 주축들이다.

나니-포스터처럼 퍼거슨 감독에게 불평을 늘어놓는 등 잡음을 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둘의 방출설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경기력 저하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올 시즌 경기력은 리그 우승을 이끌었을 때보다 떨어진 게 사실이다.

여기에 맨유가 첼시에 승점 5점 차로 2위로 밀려나 있는 데다, 첼시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아 리그 4연패 전선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둘의 경기력 부진이 리그 순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따라서 이들의 방출설은 맨유의 분위기를 일신하는 카드로 해석될 수 있다.

캐릭의 하락세는 맨유 중원의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수비 과정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뒷공간을 쉽게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한 것을 비롯해 위치선정 불안으로 팀의 밸런스를 깨뜨리기도 했다. 여기에 안데르손의 폼이 올라오는 것, 오언 하그리브스의 컴백, 조만간 라이언 긱스가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할 예정이라 캐릭의 입지는 더욱 위태롭다.

비디치는 불안한 대인마크도 문제다. 꾸준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해 몇몇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에 흔들리는 장면이 여러 번 노출됐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들어 커팅 능력이 눈에 띄게 저하된 것도 마찬가지다.

에반스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란 지적의 목소리도 있다. 모두 파이터 성향의 센터백이기 때문이다. 비디치와 더불어 경기력 저하에 부상까지 시달리는 리오 퍼디난드가 테크니션 성향의 센터백이자 리더십이 있는 선수라는 점을 떠올릴 때, 비디치와 에반스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물론 맨유는 ´비디치-에반스´ 조합을 몇 차례 운용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장기 레이스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비디치(에반스)-퍼디난드´와 같은 성향이 다른 조합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들이 내년 1월 맨유에서 방출될지는 의문이다.

퍼거슨 감독은 1월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를 영입하거나 팀 전력의 주축으로 뛰었던 선수를 다른 팀에 넘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4년 전에는 로이 킨이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동료를 비난하면서 시즌 중에 방출된 전례가 있지만, 캐릭-비디치는 킨과는 다른 유형이다.

분명한 것은, 캐릭과 비디치가 올 시즌 맨유 전력에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맨유는 여러 대회와 많은 경기를 치르는 빠듯한 일정에 시달리는 팀이다. 이들이 경기력 저하에 고민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로테이션 시스템 특성상 다른 선수들의 체력을 조절하며 출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비디치의 존재감은 여전히 맨유 수비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비디치가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는 날에는 맨유 수비라인은 좀처럼 뚫리지 않는다.

하지만 리그 4연패를 위한 카드로 두 선수를 정리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팀의 우승과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대형 선수를 내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퍼거슨 감독의 스타일을 떠올리면 정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통 속내를 알 수 없어 이래저래 축구팬들의 궁금증은 더 증폭되고 있다.[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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