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용병투수에 목말라 있는 롯데가 올 시즌에는 ‘용병투수 잔혹사’를 끝내고 웃을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로이스터 감독의 눈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57) 감독이 새 용병투수를 찾기 위해 지난 11일 미국으로 떠났다.
쓸 만한 투수가 보이면 가르시아의 재계약 포기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롯데의 내년 용병선수 운용도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롯데는 과거 다른 구단에 비해 용병투수 영입에 인색했다. 실제로 용병제도가 처음 생긴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동안 투수를 고작 6명만 썼을 정도로 타자를 데려오는데 집중했다.
다른 구단에 비해 용병투수에 좋지 않은 기억이 많은 롯데는 에밀리아노 기론(1999년~2001년)을 가장 성공한 용병투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활약도가 저조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처음부터 풀리지 않았다. 롯데는 1998년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지명한 투수 빅터 콜이 연봉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계약하지 못했고, 결국 대신 데려온 타자 덕 브래디가 실패작이 되면서 쓴 맛을 봤다.
1999년 마무리투수로 영입된 마이클 길포일은 좌완이라는 점 외에는 구위가 떨어지는 투수였고 한국야구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길포일은 6경기에 구원등판해 6이닝 9실점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용병선수 사상 처음으로 기량미달 퇴출이라는 불명예까지 써야했다.
부상으로 퇴출된 기론을 대신해 2001년 도중 들어온 레이 데이비스는 데뷔전에서 6이닝 무자책 호투했지만 활약은 거기까지였다. 레이는 선발로만 9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5패 평균자책점 5.36에 그치며 시즌 중 다시 퇴출되고 말았다.
2002년 영입된 좌완 대니얼 매기는 제구력 난조가 문제되긴 했지만 4승5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매기는 후반기를 앞두고 조경환과 함께 SK의 에르난데스 등과 함께 트레이드 됐고, 에르난데스는 손가락 부상으로 한 게임도 뛰지 못하고 방출됐다.
롯데는 2003년 미국 트리플A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일본인 투수 모리 가즈마를 영입하며 다시 한 번 기대를 부풀렸다. 허나 기대는 기대로 끝났다. 모리는 시범경기에서 4경기 출장해 평균자책점 9.64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시즌 개막 전에 타자용병 이시온으로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롯데는 한동안 용병투수를 뽑지 않았고 2007년에서야 마무리 투수 호세 카브레라를 영입했다. 카브레라는 터프세이브 6개, 1점차 세이브 8개가 담긴 양질의 22세이브를 올렸지만 2008년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을 떠났다.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에도 바뀐 것은 없었다.
지난해 로이스터 감독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영입된 마티 매클레리는 단조로운 구질과 들쭉날쭉한 내용으로 시즌 중 마무리 투수 데이빗 코르테스로 교체됐고, 코르테스도 막판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였던 애킨스도 세이브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내내 불안한 투구로 팀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결국 애킨스는 선발투수 보강을 원하는 팀 내 방침에 따라 재계약에 실패했다.
현재 새 용병을 찾는 대부분의 구단들은 선발급 용병 찾기에 혈안이 된 상태다. 게다가 롯데가 가르시아마저 포기하고 용병 선발투수에 올인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도박인 셈이다.
하지만 롯데의 선발진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고, 지난 시즌 6위였던 KIA가 올 시즌 원투펀치 로페즈-구톰슨의 활약을 등에 업고 우승한 것을 눈으로 확인한 만큼 롯데의 행보는 이해할만한 분위기다.
A급 용병투수에 목말라 있는 롯데가 올 시즌에는 ‘용병투수 잔혹사’를 끝내고 웃을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로이스터 감독의 눈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일리안 = 이광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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