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새롭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유니폼을 입은 가브리엘 오베르탕(20)이 뚜렷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베르탕은 최근 4경기 연속 출전하면서 감각적인 기교와 정확한 패싱력, 그리고 전방으로 치고 들어가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베르탕의 이 같은 오름세는 예상보다 빠르다는 평가다. 그는 전 소속팀 보르도에서 주전확보 실패로 인한 임대생활 탓에 지난 여름 맨유 유니폼을 입을 당시만 해도 기대가 크지 않았다.
게다가 프리시즌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3개월 넘게 재활에 매달렸다. 따라서 오베르탕의 올 시즌 행보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어두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베르탕은 지난달 28일 반슬리와의 칼링컵 4라운드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가능성을 알렸다. 반슬리전에서는 무리한 개인기를 지양하고 패스 위주의 경기를 펼치며 동료들에게 침투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에 치중했다.
패스를 연결하는 타이밍과 정확도는 군더더기 없었고 종횡으로 활동하는 공격패턴은 상대 수비수들을 흔들기 충분했다. 결국 퍼거슨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시작한 오베르탕은 블랙번전(1일)과 CSKA 모스크바전(4일) 첼시전(9일)에 잇따라 교체 투입돼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지난 첼시전에서는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과감하게 전방으로 파고드는 빼어난 개인기를 선보였다. 비록 후반 39분에 교체 투입돼 자신의 장기를 맘껏 쏟기엔 시간이 부족했지만, 맨유가 첼시에 0-1로 패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오베르탕의 교체 타이밍은 아쉽다.
해외축구 사이트 은 10일 "지난여름 맨유와 이적료 300만 파운드에 계약한 오베르탕이 나니보다 효용성이 있다"고 보도하며 오베르탕의 성장이 나니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 시즌에도 정체된 기량으로 팀 공격에 활력을 주지 못한 나니보다는 잠재력을 그라운드에 쏟고 있는 오베르탕이 현지 언론의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것.
특히 오베르탕이 첼시전에서 나니를 제치고 18인 엔트리에 포함된 것만 보더라도 이제는 퍼거슨 감독이 오베르탕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머지않아 오베르탕의 붙박이 주전 도약도 예상할 수 있는 대목.
오베르탕 또한 맨유에서의 성공가도를 꿈꾸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경기에 단 몇 분이라도 나서고 싶다. 계속 열심히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1군 주전 멤버가 되길 당연히 바라고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1년 정도 걸릴 것이지만 반드시 해내고 싶다"는 말로 야망을 드러냈다.
올 시즌 맨유의 주전 윙어 자리는 긱스-발렌시아가 꿰찬 상황이다. 발렌시아는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앞세워 스스로 입지를 다졌고, 긱스는 얼마 전 퍼거슨 감독이 밝혔듯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할 예정이다.
만약 오베르탕의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긱스의 자리는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비록 실전 경험은 풍부하지 않지만 최근 오름세가 범상치 않다는 점에서 주전 도약 가능성이 가장 높다.
맨유는 긱스를 대체하기 위한 선수로 나니와 조란 토시치 같은 영건들을 비싸게 영입했다. 이들의 이적료를 합하면 총 2200만 파운드(약 440억원)나 되지만 둘 모두 맨유 1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300만 파운드의 오베르탕이 맨유의 고민인 '긱스 대체자'의 답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부풀어가는 와중에 그의 성장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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