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민속원에 이건, 전통문화체험 및 교육의 장으로 활용 예정
영남대학교가 경북도문화재 22호인 ‘화산서당’의 이건·복원을 완료하면서 각종 개발사업과 충돌하며 님비현상으로 표류했던 화산서당 이전문제가 10여년 만에 종결됐다.
화산서당은 조선 효종 21년(1651)에 만회당(晩悔堂) 장경우(張慶愚) 선생이 후학 양성을 칠곡군 석적면 중리에 세운 서당으로 조선 후기 건축양식을 잘 보여 줘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4일 오후 영남대 경산캠퍼스 내 민속원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인동 장씨 화산서당 종회장 장상희씨와 장영철 영진전문대학총장, 영남대 이효수 총장을 비롯해 종회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인동 장씨 종회원 장효희(75)씨는 “화산서당이 이건·복원된 오늘 만회당 선생의 후손으로서 무척 감개무량하다. 모쪼록 영남대에서 전통교육장으로 잘 활용하고 영구보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영남대로 이건된 화산서당은 헌종 6년(1840)에 향촌 사림들이 공론을 모아 칠곡군 석적면 성곡리 화산(花山)에 이건하고 묘우를 신축해 만회당을 배향했다. 고종 8년(1871)에 내려진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된 후에는 강당만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신도심지 조성에 따른 주변지역의 급격한 개발과 갈수록 심각해지는 건물 붕괴 등을 이유로 이전이 추진돼 왔으나 몇 차례 무산되면서 방치되다시피 했다.
문화재로부터 반경 500m 이내에는 각종 시설물의 신·개축 및 증축, 용도변경 등의 사소한 행위까지 규제를 받는다는 이유로 이전대상지역민의 극심한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인동 장씨 만회당 자손들은 지난 2005년 7월 화산서당 기증의사를 영남대 측에 밝혔으며 영남대는 현장방문과 법적절차검토 등을 거쳐 화산서당의 이전을 결정지었다.
이후 지난해 12월 서당 소유주인 인동 장씨 문중과 화산서당 이건·복원을 위한 기증협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초 기공식을 갖고 민속원 ‘경주맞배집’서편으로 이건·복원하는 공사를 시작했고 약 11개월 만에 화산서당의 대문채(20.67㎡)와 강당(76.24㎡)을 준공하게 됐다.
박성용 영남대 박물관장은 “화산서당을 지속적으로 보존하는 한편,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인 만큼 전통문화체험 및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준공식에서 구계서원에 배향된 역동 우탁 선생의 후손인 단양 우씨 문중 대표로 우명규 전 서울시장이 축사를 했다. 구계서원은 1984년 말 안동댐 수몰지역에서 영남대 민속원으로 이건·복원된 바 있다.[데일리안 대구경북 =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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