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내 감춘’ 롯데-로이스터…재계약 협상 지지부진

입력 2009.10.29 14:09  수정

재계약 협상 지연, 전력 정비 일정 불투명

협상 막바지 ,협상결렬 가능성도 있어

롯데와 로이스터 감독의 재계약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검은 갈매기’ 제리 로이스터(57) 감독을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3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한 뒤 “애초 구단에서 장기계약을 먼저 언급했다”고 운을 뗀 뒤 “나의 경기 운영이 만족스러운지 (2년 동안) 보고 얘기하자고 했다”며 재계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롯데 구단 역시 로이스터 감독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공을 인정, 내부적으로 재계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때문에 협상 과정은 순조로울 것이라는 팬들의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재계약 협상이 지연되자 구단 수뇌부는 난감한 입장이다. 로이스터 감독이 대폭 개편의 의사를 내비쳤던 1군 코칭스태프 구성은 아직 진전이 없다. 이로 인해 다음 달 1일부터 예정돼있는 마무리 훈련이 당장 차질을 빚게 됐다.

용병들의 거취 문제, FA(자유계약선수) 영입 등도 눈앞에 닥친 과제다.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팀 전력 정비의 진행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재계약이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로는 역시 계약 조건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다. 특히, 27일 국내 모 매체가 ‘로이스터 감독, 3년 500만 달러 요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문제는 더욱 불거졌다.

롯데 이상구 단장은 이에 대해 “로이스터 감독 측이 초반에 한 마디 툭 던진 것이 기사화 됐다”며 “금액 자체가 한국 실정에선 터무니없고, 실제로도 로이스터 감독 측은 이 같은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22일에는 메이저리그 모 구단으로부터 코치직 제의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롯데를 떠날 것이라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이 단장은 “전혀 들은 바 없다. 우리와 계약 협상 중에 그런 일을 벌인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루머를 일축했다.

협상이 한 달 가까이 지연된 현재, 롯데 구단은 31일을 계약 마지노선으로 보고 로이스터 감독에 최종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 단장은 “31일까지 결정되지 않으면 최후통첩을 하거나 더 이상 협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2007년 11월, 계약금 25만달러, 연봉 25만달러 등 2년간 총 75만달러에 롯데와 계약,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특히 오랜 기간 하위권을 맴돌던 롯데 분위기를 쇄신시키며 팀을 2년 연속 가을잔치로 이끄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기존 국내감독과는 달리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선수를 끝까지 신뢰하는 미국식 야구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가을잔치에서는 로이스터 야구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며 2년 연속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고 올라간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내리 3연패로 무너진데 이어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에 1승3패로 시리즈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전술 대처능력의 부재를 드러내며 감독으로서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또한 3,4차전에서 선수들이 각각 3개의 실책을 저질러 자율훈련에 대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는 등 선수관리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았다.

한편 이 단장은 “협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약 협상이 초읽기에 접어든 현재 롯데와 로이스터 감독의 선택이 팬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데일리안 = 이광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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