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KIA, ‘C-K포’ 받쳐줄 도우미 필요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9.10.24 11:04  수정

장성호-이재주-나지완,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

찬스 때마다 번번이 범타, 득점력 부재에 골머리

‘중요한 순간마다 헛방망이, 마지막 순간 제 위력 발휘할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주축 타자들의 타격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KIA는 투수들이 제몫을 해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빈약한 타력으로 인해 어려운 경기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KIA는 23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2-3으로 석패하며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가게 된 상태.

5차전에서 아킬리노 로페즈가 완봉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비롯해 투수진의 휴식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앞섰던 것이 사실이지만 시리즈 내내 터지지 않고 있는 물방망이 타선에 발목이 잡히며 우승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말았다.

물론 KIA는 믿었던 윤석민이 5이닝 동안 3실점하며 어렵게 투수진을 끌고 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윤석민은 기대치에 비해 다소 부진했을 뿐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임무수행을 해냈다. 이후 곽정철-이대진-양현종 등이 나머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고 봤을 때 약점인 불펜진은 이상없다 봐도 무방하다.

나지완(왼쪽)은 타석에서 너무 덤벼들다보니 나쁜 볼에도 쉽게 방망이가 나가고, 이재주는 지나치게 신중한 나머지 제 스윙을 하지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역시 타선이다. KIA는 수차례 선두타자가 출루한 가운데 9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얻어낸 점수는 2점에 불과하다. 8회 터진 최희섭의 2타점 적시타가 득점의 전부였다.

KIA가 타선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는 믿었던 타자들이 침묵하고 있는 이유가 크다. 최희섭이 홀로 분전하고 있지만 앞뒤에서 찬스가 끊어지며 한창 좋았을 때의 폭발력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나지완-장성호-이재주 등의 부진은 심각하다. 이종범-김상현-이용규-김원섭 등은 비록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그럭저럭 돌아가면서 최소한의 역할은 해주고 있다.

하지만 나지완-장성호-이재주는 시리즈 내내 좋은 모습은 단 한 차례도 보여주지 못하며 자존심을 잔뜩 구기고 있는 모습. 이러다 보니 KIA 타선은 연결고리가 끊어진 톱니바퀴 마냥 삐걱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범현 감독은 자신이 차세대 거포로 키우고 있는 선수답게 나지완을 꾸준하게 3번 타자로 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테이블세터와 최희섭-김상현의 ´CK포´를 이어주기에는 정교함과 출루율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3개의 홈런을 때려낸 장타능력에 믿음을 보여준 것.

하지만 나지완은 6차전까지 16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조감독의 믿음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인 홈런은커녕 번번이 찬스를 끊어먹기 일쑤다. 지나치게 쳐야겠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나쁜 볼에도 자꾸 방망이가 나가며 SK투수들의 유인구에 속고 있다.

간판타자 장성호의 부진 역시 뼈아프다. 비록 올 시즌 내내 부상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고 이로 인해 시리즈에서도 중용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단 1안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은 그를 아끼는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감독은 그를 스타팅으로도 써봤고 찬스에서 대타로도 활용해봤지만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 오히려 병살타 등으로 팀타선에 찬물을 끼얹는 등 스나이퍼 다운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KIA가 자랑하는 ´최강의 대타´ 이재주 역시 제몫을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비록 꾸준하게는 잘하지는 못했지만 적시타가 필요한 상황에서 종종 대타로 나와 중요한 한방을 날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선수다.

워낙 대타에 익숙해 있는 이재주는 갑작스럽게 타석에 나와도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의 그는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지나치게 덤벼드는 나지완과는 달리 너무 신중하게 타격에 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타가 가진 특성상 이재주는 삼진을 당해도 좋으니 제 스윙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장성호-이재주-나지완은 이번 시리즈에서의 부진으로 많은 팬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리즈는 남아있다. 최후의 승부가 될 7차전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날려줄 수 있다면 그동안의 부진은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다.

과연 장성호-이재주-나지완이 마지막 남은 경기에서는 그동안 실추된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진정한 영웅은 난세에 탄생한다´는 격언이 이들에게 필요한 시점이다.[데일리안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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