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부진한 톱타자´ 득점력 빈곤의 원흉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09.10.23 23:28  수정

이용규-정근우, 6차전서도 부진

끊임없는 감독 신뢰에 부응할까?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SK가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가며 우승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SK는 23일 잠실구장서 계속된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 송은범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KIA에 3-2 승리를 거뒀다.

전날 상대 선발 로페즈에게 4안타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던 타선 역시 초반부터 윤석민을 두들기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집중력을 발휘했다.

반면, KIA는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1사 후 안타를 치며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번번이 후속타자의 불발로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용규(왼쪽)와 정근우는 공격첨병 역할을 해줘야할 톱타자임에도 불구하고 나란히 부진에 빠져있다.


집중력 살아난 SK, 정근우 부진에 골머리

SK 선수들은 5차전에서 사상 첫 한국시리즈 감독 퇴장이라는 악재를 경험했지만, 이날 예상과 달리 침착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여기에는 경기에 좀 더 집중하자는 감독의 무언의 질책과 지난 2년간의 우승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한 큰 경기 경험이 어우러진 것으로 선수들은 순간마다 집중의 끈을 놓지 않았다.

특히, 2회 이호준의 선제 홈런으로 자신감이 붙은 SK는 이후 상대 선발 윤석민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결국 3회와 4회, SK다운 짜임새 있는 야구를 펼치며 지난 2차전에서 윤석민에게 당한 패배를 보기 좋게 되갚았다.

물론 ‘키 플레이어’로 지목된 정근우는 경기 내내 아쉬운 플레이로 한숨을 자아냈다.

정근우는 수비 시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불합격을 받았다. 특히, 7회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단독 도루를 감행하다 아웃되는 등 아직까지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1할대 타격에 머무르고 있는 정근우는 김성근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와 함께 매 경기 상위 타순에 포진됐지만, 플레이오프 포함 11경기 연속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경기 초반 찬물 끼얹은 이용규의 ‘본 헤드 플레이’

KIA의 조범현 감독 역시 톱타자 이용규로 인해 초반 주도권을 놓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이용규는 1회 좌중간을 꿰뚫는 안타와 함께 2루 도루에 성공, 지난 6차전에서 되살아난 감각을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선발 송은범이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는 틈을 이용, 갑작스런 3루 도루를 감행했지만 투수 견제에 막히며 그대로 이닝이 종료되고 말았다. 타자가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5할대 득점권 타율을 보이고 있던 최희섭이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조범현 감독 역시 경기 끝난 뒤 “1회 이용규가 견제사를 당한 장면이 아쉬웠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초반 주도권 싸움에 큰 비중을 뒀지만, 이용규의 명백한 ‘본 헤드 플레이’로 인해 천금같은 기회를 놓친 것에 따른 아쉬움의 표출인 셈이다.

사실 이용규는 한국시리즈 들어 약점이 간파되며 정근우와 마찬가지로 출루하는데 애를 먹었다. 결국 지난 5차전에서 선발 라인업 제외의 수모를 겪은 뒤 6차전서 ‘개구리 번트’로 팀에 결승점을 안겼지만 활약은 거기까지였다.

공교롭게도 양 팀 1번 타자들은 이번 6차전서 나란히 2번으로 출장해 3타수 1안타의 기록을 남겼고, 약속이라도 한 듯 다 같이 주루사로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무엇보다 공격 첨병 역할을 해줘야할 이들이 부진에 빠지자 두 팀의 득점력 역시 살아나지 않고 있다. 3차전을 제외한 경기서 승리 팀의 평균 득점은 3.4점에 불과할 정도로 이기고도 매 경기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이들 톱타자들이 타격전이 예상되는 마지막 7차전에서 부활의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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