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정근우와 신경전 ´승부 분수령´
호투하던 서재응, 투구리듬 잃고 급격한 난조
한 순간의 감정폭발이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홈에서 쾌조의 2연승을 거두고 원정길에 나선 KIA는 19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SK에 6-11로 완패했다.
KIA는 든든한 선발진을 앞세워 2승을 챙겼지만 이날은 달랐다. 믿었던 선발 릭 구톰슨이 초반부터 난조를 보이며 조기 강판됐고, SK전에 강했던 서재응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자멸했다.
1회부터 난조를 보인 선발 구톰슨은 3회 박정권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0-4로 뒤진 상황에서 서재응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올 시즌 5승(4패) 가운데 SK전에서만 2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은 2.70을 기록했던 서재응은 KIA가 아껴둔 필승카드였다.
출발은 좋았다. 김재현과 최정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 한 것. 서재응의 컨디션으로 봐선 타선만 터져준다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4회에 터졌다. 두 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낸 서재응은 세 번째 타자 정근우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감정을 폭발하고 말았다.
정근우의 투수 앞 강습타구를 잡아낸 서재응은 1루로 달려가 송구하는 과정에서 정근우와 눈이 마주쳤고, 결국 이는 감정싸움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흥분한 서재응은 정근우를 노려보며 나무라기 시작했고, 정근우 또한 맞대응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순식간에 그라운드는 선수들이 몰려나와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큰 불상사 없이 상황을 마무리 지었지만, 타격을 받은 쪽은 KIA였다. 4회까지 호투를 거듭하던 서재응의 투구 리듬이 완전히 무너진 것.
서재응은 5회 들어 연속 안타와 볼넷 등을 묶어 무사만루 위기에 몰렸고, 후속타자 2명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점수 차가 0-6으로 벌어지자, 서재응을 강판시키고 한기주를 마운드에 세웠지만 2점을 더 내주며 0-8, 사실상 승부가 갈리고 말았다.
경기 막판, 침묵했던 타선이 대거 6점을 추격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5회 몰락한 마운드는 못내 아쉽다. 한순간의 감정 폭발로 잃어버린 투구리듬이 일찌감치 승부를 가른 셈이다.
한편, 한국시리즈 4차전은 20일 오후 문학구장서 펼쳐진다. KIA는 양현종, SK는 채병용을 선발로 내세워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데일리안 = 신상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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