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김성근…야신의 반격 가능할까

이경현 넷포터

입력 2009.10.19 15:06  수정

[한국시리즈 3차전]SK, 벼랑 끝 승부

지난 3년간 ‘리버스 스윕’ 괴력 발휘?

´역전의 명수´ 김성근 감독이 다시 한 번 기적을 연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야신´의 반격은 가능할까.

SK가 19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리는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플레이오프에 이어 또다시 역전 드라마에 도전한다.

SK 김성근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역전의 승부사´다. 그의 지도력은 위기 상황에 놓인 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는 특징이 있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7년 이후 SK는 포스트시즌에서 총 4번의 시리즈(올 시즌 한국시리즈 포함)를 치러 1차전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독특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

김성근 감독 개인으로서도 LG 사령탑을 맡고 있던 2002년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포함하면 벌써 5회 연속이다.

3년 연속 두산과 가을잔치에서 만난 SK는 첫 대결이었던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고, 이듬해에도 두산과 재회해 1차전을 먼저 내주고 시리즈를 시작했다. 올해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역시 1-2차전을 패하는 ´초반 징크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SK는 세 번의 시리즈를 모두 역전승으로 뒤집었다. 분위기 전환은 모두 3차전에서 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SK는 초반 열세를 뒤집고 3차전 이후로는 100% 승률을 기록하며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다.

불리한 상황에 처할수록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은 역전승의 결정적인 밑거름이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패를 당하고 신인 김광현을 선발로 기용하는 깜짝 카드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이나, 2008년에 변칙적인 수비 시프트로 김현수를 비롯한 두산의 중심타선을 완벽하게 무력화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백미는 역시 올 시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였다. 지난 2년간과는 달리 김광현과 박경완 등 주축들이 대거 빠지는 바람에 시작부터 핸디캡을 안고 출발해야했고, 초반 홈 2연패로 벼랑 끝까지 몰린 가운데서도 SK는 흔들리지 않았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에 따른 ´맞춤형 라인업´과 적재적소의 불펜 운용, 허를 찌르는 기습적인 작전 구사 등은 초반의 불리한 흐름을 딛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펀치 드렁크에 걸린 복서´처럼 상대를 지치게 만들었다.

여기에 경기외적으로 ´빈볼 시비´와 심리전 등을 거치며 상대와의 기 싸움을 통해 선수단이 내부적으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된 것도, 분위기 전환의 발판이 되었다.

3차전은 이번 시리즈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초반 2연패에 몰린 팀이 역전에 성공한 유일한 사례가 바로 2007년의 SK다.

하지만 초반 3연패까지 몰리고도 시리즈를 뒤집은 사례는 아직 없다. 2000년 두산이 현대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하고도 4~6차전을 내리 잡아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몰고 갔던 것이 그나마 가장 대역전극에 근접한 사례다.

다만, SK가 2007년의 매직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역시 그때처럼 무언가 분위기 전환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필요하다.

불펜진은 2경기에서 KIA 타선을 7점으로 묶으며 나름 선방했지만, 2차전에서 10안타를 치고도 단 1점에 묶인 타선의 집중력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문제다. 이호준-김재현-박재홍 등 정규시즌 KIA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베테랑 타자들의 부활이 관건이다.

또한 경기외적으로 ´사인 훔치기´ 논란에 휩쓸리며 홍역을 앓기도 한 SK로서는 상대와의 심리전으로 인한 기 싸움을 어떻게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촉매제로 활용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김성근 감독과 SK가 3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하며 시리즈의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데일리안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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