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인 줄 알았는데…내 손이 왜 이러지?"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11.07 04:00  수정 2026.11.0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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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디스크와 증상 비슷하지만 척수 압박이 원인

젓가락질·단추 채우기 어려워지고 보행에도 이상

“신경 손상 진행되면 마비 위험…조기 진단 중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젓가락질이 서툴러지거나 단추를 채우는 일이 예전 같지 않다면 단순한 손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여기에 걸음걸이까지 불안정해진다면 목뼈 안의 척수가 눌리는 ‘경추척수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목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목과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해 수백만 명에 이른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질환 진료 환자는 972만3330명, 경추질환 진료 환자는 273만515명으로 집계됐다. 목 부위에 발생하는 질환은 증상이 비슷하더라도 원인과 치료법이 다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경추척수증은 뇌에서 팔과 다리 등 신체 곳곳으로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척수가 목 부위에서 압박받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며, 디스크 돌출이나 뼈돌기 형성, 인대 비후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후종인대가 뼈처럼 굳는 후종인대골화증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초기에는 목과 어깨 통증, 팔과 손의 저림 등 목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다만 목디스크가 주로 신경근을 자극해 통증과 저림을 일으키는 것과 달리, 경추척수증은 척수 자체가 압박받아 손과 발의 운동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증상은 손의 세밀한 움직임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글씨 쓰기, 젓가락질, 단추 채우기 등이 불편해질 수 있다.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기도 하며, 심한 경우 배뇨·배변 장애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최지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경추척수증은 통증만으로는 목디스크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손의 세밀한 동작이 둔해지거나 보행이 달라지는 등 이전과 다른 기능 변화가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이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은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 경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종합해 이뤄진다. MRI를 통해 척수가 눌리는 위치와 정도를 확인하며, 손의 기능 저하나 보행 이상이 나타나거나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신경학적 이상이 뚜렷하지 않다면 경과를 관찰하거나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최 교수는 “MRI에서 척수 압박이 확인되더라도 영상 소견만으로 치료 방법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며 “환자가 실제로 어떤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는지와 압박의 정도, 진행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치료 시기와 방법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경추척수증은 신경 손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수술 후에도 일부 증상이 남을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와 관련이 깊어 생활습관만으로 예방하기 어려운 만큼, 손의 움직임이나 걸음걸이에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최 교수는 “척수는 손상된 이후 회복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증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가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단순한 목이나 어깨 통증을 넘어 손의 기능이나 보행에 변화가 생겼다면 중요한 신호일 수 있는 만큼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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