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뉴타운 해제·도시재생 전환으로 10년 넘게 주거환경 개선 지체
재개발 법정동의율 넘겼지만 구청에서 동의서 징구 절차 문제삼아
서울시 "공급 확대 목표라면 민간 규제 개선과 사업성 지원에도 나서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월19일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택공급 관련 지표 그래프를 들고 답변 중이다.ⓒ뉴시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재개발 사업이 지방자치단체장 교체와 정책 변화에 따라 반복적으로 지연되면서, 오랜 기간 주거환경 개선을 기다려온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결국 주거환경 개선 정책이 정치논리에 따라 오락가락하면서 힘없는 주민들만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5일 서울시 및 종로구에 따르면 창신동은 2007년 뉴타운으로 지정됐으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해제된 이후 10년 넘게 도시재생 정책에만 머물렀다. 이후 오세훈 시장 취임과 신속통합기획 발표로 재개발이 재추진됐지만, 최근에는 종로구청장 교체 이후 사업시행자 지정이 지연되고 있다.
◇법정 동의율 넘겼는데도…구청장 바뀌니 도로 제자리걸음
창신9·10구역은 지난해 6월 법정 동의율 75%를 넘겨 사업시행자 지정을 신청했으나, 종로구는 넉 달 넘게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종로구는 지난달 23일 동의서 징구 과정의 위법성을 이유로 기존 동의서를 모두 다시 받을 것을 요구해, 사업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창신동 일대는 노후 건축물 비율이 95%에 달하고, 도로가 좁아 소방차 등 긴급차량 진입이 어려운 곳이 많아 주민들은 오랜 기간 재개발을 요구해 왔다.
유찬종 종로구청장은 법정 동의율 충족만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으며, 주민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법적 요건을 갖췄음에도 사업이 지연되는 데 반발하며, 정치적 계산에 따른 행정 지연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창신10구역 재개발추진준비위원장 강대선씨는 "전임 구청장의 성과를 지우려는 정치적 계산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행정 지연을 막기 위해 지난 10월27일 정비사업 업무 처리기준을 마련해 25개 자치구에 전달했다. 사업시행자 지정 업무를 30일 이내에 처리하고, 서류 보완 요구도 최대 2회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창신동 일대는 오랜 기간 주거환경 개선을 기다려온 곳으로, 후속 행정절차에서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종로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공공재개발만이 정답 아냐…민간참여 없이는 공급확대 불가능"
서울시는 민간재개발의 위축을 우려하며, 민간과 공공의 역할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접근이 주택공급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 재개발 계획물량의 약 90%가 민간재개발로, 정부가 규제 개선과 사업성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민간재개발과 부정부패를 직접 연결하는 시각에도 우려를 표하며, 공공과 민간 모두 명확한 운영기준과 관리·감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공재개발 역시 주택공급 수단이지만, 사업 속도와 사업성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공공재개발 후보지 일부는 주민 반대와 사업성 문제 등으로 취소됐으며, 민간재개발로 전환하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는 주민에게 중요한 것은 실제 분담금, 사업성, 추진 예측가능성이라며, 지역 여건과 주민 의사에 맞는 방식 선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4일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께 창신동을 찾아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며 "재개발·재건축이 왜 절실한지, 무책임한 행정이 주민들의 삶을 얼마나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그리고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이 무엇인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사업성 개선, 인허가 혁신 등으로 정비사업 기간을 줄이고, 주민 부담을 낮추며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자치구와 협력해 주민이 선택한 정비사업이 실제 착공과 주거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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