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권 없애고 경찰대 로스쿨?…수사 공백 메우려다 조직만 키우나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11.06 04:39  수정 2026.11.06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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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추진단 회의서 일부 참석자 제안…추진단은 공식 논의·검토 부인

경찰관 14만명 중 변호사 자격 등록 286명…경력채용 인력 이탈도 문제

한동훈 "경찰·검사 무소불위 권력"…법조계 "현장에 남을 인력 확보 우선"

ⓒ 뉴시스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경찰의 수사 역량을 둘러싼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대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신설하는 방안까지 거론됐다. 경찰 내부에서 법률 전문 인력을 직접 양성해 수사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지만 수사 공백을 메우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은 최근 회의에서 경찰대 로스쿨 신설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대에 로스쿨을 설치해 법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경찰의 수사 역량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다. 로스쿨 신설 전까지 검사를 경찰에 파견해 법률 교육을 맡기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은 지난 1일 언론 공지를 통해 경찰대 로스쿨 신설 방안이 논의·검토된 바 없고 경찰개혁안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일부 회의 참석자의 개인 의견이 추진단의 공식 방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번 구상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 권한이 축소되면서 경찰에 수사권이 집중된 상황과 맞물려 있다.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검찰이 직접 보완하기 어려워진 만큼 경찰 자체의 법률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다. 최근 장윤기 사건에서 불거진 지방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과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에서 드러난 부실 수사 논란도 경찰의 수사 역량과 지휘·감독 체계를 둘러싼 불신을 키웠다.


하지만 로스쿨 신설이 당장 현장의 수사 공백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기준 전체 경찰공무원 약 14만명 가운데 인사기록에 변호사 자격을 등록한 인원은 286명으로 0.2% 수준이다. 경찰이 변호사 경력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채용에서는 공고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2023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는 모집 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30명 모집에 17명만 채용됐다. 채용된 인력의 절반 이상은 5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쿨을 새로 설치하더라도 교육과 변호사시험을 거쳐 전문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법률 지식을 갖춘 인력을 배출하는 것과 복잡한 범죄를 직접 수사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도 로스쿨 졸업장이 수사 역량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며 당장 현장에서 수사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경찰대 로스쿨 신설 구상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경찰대가 국민 세금으로 경찰 간부를 육성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들어 "거기에 개인에게 변호사 자격을 주는 로스쿨을 만든다"며 "'경찰+검사'라는 무소불위 권력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가당치 않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 뒤 별다른 대책 없이 경찰의 권한과 전문성을 함께 키우려 한다는 취지의 비판이다.


경찰 조직 안에서 법률 전문 인력을 양성하더라도 이들이 수사 현장에 계속 남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경찰 출신 변호사에 대한 법률시장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교육을 마친 인력이 조직을 떠난다면 양성 비용만 투입하고 정작 수사 전문성은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경찰대 로스쿨 신설이 근본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며 "로스쿨이 대안이 되려면 졸업한 인력이 경찰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결국 개업해 다른 사건을 맡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이어 "경찰의 수사 역량을 높이려면 다른 부분을 보완하기보다 근본적인 문제부터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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