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수사권 없애더니…자칭 '조작기소' 특검엔 다시 허용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11.05 11:12  수정 2026.11.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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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선 막고 특검선 허용…분리 원칙도 무색

출범하면 李정부 7번째…일상화된 '특별수사'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소취소특검법' 강행처리 규탄대회 도중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한 지 한 달 만에 '조작기소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들에게는 수사를 맡기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검찰의 권한 집중을 막겠다며 수사와 기소를 갈라놓고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을 따질 때는 다시 검사에게 두 권한을 쥐여주는 것이다. 특검이 출범하면 현 정부 들어 일곱 번째다. 검찰청 간판은 내렸지만 정치권이 요구하는 수사에는 여전히 검사가 필요하다는 모양새다.


5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조작기소 특검법의 본회의 상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은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 파견검사의 수사권·지휘권에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전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수사 과정에서 작성한 조서와 서류의 증거능력도 개정 전 법률을 따르도록 정했다.


지난달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을 원칙적으로 폐지했다. 다만 부칙 제14조에 개별 특검법에 따른 특별검사·특별검사보·파견검사의 수사권과 지휘권은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는 예외를 남겼다. 이번 특검법은 그 예외를 다시 명시했다. 같은 검사라도 공소청에서는 직접수사를 제한받고 특검으로 자리를 옮기면 종전의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전날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 취지에 비춰 특검에 검사를 파견하지 않는 것이 합당하며 불가피하더라도 파견 규모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수정안에서 파견검사 정원을 당초 30명에서 20명으로 줄였지만 수사권은 유지했다. 특별수사관은 150명에서 70명으로 축소하고 파견공무원은 170명에서 210명으로 늘렸다. 특별검사 1명과 특별검사보 8명을 포함한 전체 인력은 최대 309명이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200일간 수사할 수 있다.


검찰의 수사권 남용을 막겠다는 제도 개편과 그 남용 의혹을 수사하겠다는 특검법이 서로 다른 원칙을 따르는 데 비판이 제기된다. 수사·기소 분리가 권한 남용을 막는 장치라면 특검도 수사만 하고 공소청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률에 예외를 적어뒀다고 해서 분리 원칙을 선택적으로 적용한다는 논란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성북구 장위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공공재개발 정비사업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정부에서는 이미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에 이어 2차 종합특검과 쿠팡 상설특검, 선거관리위원회 특검이 출범했다. 조작기소 특검까지 가동되면 집권 약 1년5개월 만에 일곱 번째다. 별도 조직을 꾸리고 일선 인력을 차출하는 특별수사가 거듭되면서 특검이 예외적인 수사 수단을 넘어 상시적인 정치 현안 처리 방식으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수사하는 특검은 파견검사 정원 20명을 채우지 못한 채 18명으로 수사하고 있다. 중수청도 정원 2874명의 약 66%인 1900명으로 출범했다. 올해 9월 말 전국 검찰청의 미제 사건은 18만6207건으로 한 달 전 16만4822건보다 2만건 넘게 늘었다. 정치권이 새 특검을 만들 때마다 인력을 내주는 일선 기관에는 밀린 사건과 남은 업무가 쌓이고 있다.


조작기소 특검의 수사 대상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과 쌍방울 대북송금, 성남FC 후원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이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과 서해 공무원 피격, 탈북 어민 강제북송,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과정도 들여다본다.


법무부 산하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가 조사 중인 사건과도 상당 부분 겹친다. 대장동·위례·백현동과 쌍방울 대북송금, 법인카드 유용, 성남FC 사건 등이 양쪽 조사·수사 대상에 들어 있다. 기존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수사권을 가진 별도 조직을 추가로 꾸리는 것으로 인력과 자료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남아 있다.


민주당은 기존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면서 공소취소 논란을 차단하고 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공소취소 여부와 관련된 내용은 말끔히 삭제했다"고 밝혔다. 기존 수사·재판 사건의 이첩을 요구하는 조항도 빠졌다.


그러나 특검이 기존 수사와 기소를 조작으로 결론 내리면 공소청의 공소유지와 법원 재판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국민의힘은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억지 명분 만드는 법안의 목적은 하나다. 이 대통령 재판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검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한다.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문구는 지웠지만 자신의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조사할 특검을 대통령이 최종 선택하는 구조는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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