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유발 단백질 확산 촉진 인자 첫 규명…새 치료법 개발 단서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11.04 12:00  수정 2026.11.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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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FAM84B' 역할 확인

알츠하이머 환자 뇌조직서 발현 증가

염증 자극에 타우 단백질 이동 촉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 관련 질환에서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주변 뇌세포로 퍼지는 과정을 촉진하는 새로운 인자가 확인됐다. 뇌 신경세포의 손상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의 이동 원리를 규명하면서 치매 진행을 억제할 새로운 치료 표적을 찾는 데 단서가 될 전망이다.


4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의 세포 간 이동을 촉진하는 'FAM84B' 단백질의 역할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타우는 뇌 신경세포의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이다. 비정상적으로 변형돼 축적되면 알츠하이머병 등에서 신경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타우가 주변 신경세포로 퍼지는 과정은 질병 진행과 관련이 있지만 이를 촉진하는 요인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등 타우 관련 질환 환자의 사후 뇌조직과 환자의 줄기세포로 만든 신경세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 진행성핵상마비, 일차성 연령관련 타우병증 환자의 뇌조직에서 FAM84B 발현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유래 신경세포에서도 치매가 없는 사람보다 FAM84B가 많이 발견됐다.


FAM84B가 타우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세포실험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관찰됐다.


신경세포에서 FAM84B의 양을 늘리자 세포 내부의 타우는 감소하고 세포 밖으로 방출되는 타우는 증가했다. 방출된 타우를 전달받는 주변 신경세포의 수도 늘었다.


이는 FAM84B가 타우의 세포 밖 방출과 주변 세포로의 이동을 촉진한다는 의미다.


특히 신경염증과 타우 확산을 연결하는 과정도 확인됐다. 염증 자극 인자인 인터루킨-6(IL-6)와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를 처리한 신경세포에서는 FAM84B 발현과 타우 이동이 함께 증가했다.


이 과정에는 리아노딘 수용체(RYR3)와 관련된 칼슘 신호가 주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트린 관련 세포 내 유입 과정도 주변 세포가 타우를 받아들이는 데 일부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이러한 이동 경로를 억제할 가능성도 확인했다.


염증 자극을 받은 신경세포에 리아노딘 수용체 억제제인 단트롤렌을 처리하자 관련 칼슘 신호가 억제됐고 타우를 전달받은 주변 세포의 수도 감소했다.


신경염증에 의해 증가한 FAM84B가 타우의 확산을 촉진하고 관련 신호를 억제하면 세포 간 이동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세포 수준에서 확인한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환자 유래 조직 분석과 세포실험을 통해 확인된 결과다. FAM84B가 실제 알츠하이머병 진행이나 인지기능 저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치료 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 등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책임자인 조철만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관은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염증이 타우전이에 영향을 주는 과정에 FAM84B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연구성과"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이 경로가 실제 질환 진행에 미치는 영향과 치료 표적으로서의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치매 극복을 위해서는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생물학적 기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체 유래 자원과 줄기세포 기반 연구를 연계해 신경퇴행성 질환의 기전을 규명하고, 후속 연구로 이어질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염증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inflammation'에 지난 10월 2일 온라인 공개됐다.


한편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2023년 기준 약 9.2%로 환자 수는 87만명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치매로 인한 사망자는 1만4251명이며 연간 국가 치매관리비용은 22조90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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