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공의 늪' 빠진 국민의힘…'다시 투쟁' 장동혁, 리더십 향방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11.02 06:00  수정 2026.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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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 반출 '올공', 집회 동력 상실

張, '선관위 특검' 불신, 부정선거 재점화

당내 일부선 "당에 마이너스" 비판 목소리

당권파 "명분 없는 '당대표 흔들기'" 일축

10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에서 검증참관인으로 참석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이 이태한 특별검사의 기자회견을 듣고 항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수사하는 '선관위(선거관리위원회) 특검'의 송파 지역 약 247만장 공개 검증에도 논란이 일단락되지 않는 분위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검증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부정선거론'을 다시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올공 정치'에 대해 당내 입장이 엇갈리면서, 향후 장 대표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대표의 '올공' 행보에 대해 당내 입장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 중인 투표지에 대한 특검팀의 검증 과정에서 부정선거 증거가 나온 만큼 의혹을 집중 파헤쳐야 한다는 측과 특검팀의 수사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측으로 나뉘고 있다.


이른바 '올공(올림픽공원) 집회'의 중심지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는 송파 지역 투표지 247만장이 지난달 29일 모두 반출됐다. 투표용지가 담긴 상자 433개 가운데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검증된 투표지 상자 420개는 선관위가 가져갔고, 이의가 제기된 투표지가 담긴 상자 13개는 특검팀이 반출했다. 투표지가 핸드볼경기장으로 이송된 지 146일 만이다.


이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은 특검팀에 손에 달린 상황으로서, 투표함도 모두 반출된 만큼 '올공 집회'는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특검팀이 '수사 대상'으로 선별하지 않은 일부 투표지를 선관위로 이송시킨 점과 부정선거 증거로 볼 수 있는 봉인지가 훼손된 보관함이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등 의혹을 재차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장 대표의 '올공 행보'에 대해 당내에선 평가가 엇갈렸다. 지난 6·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참정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자, 장 대표는 전면에 나서 대응했고 결국 선관위 특검법까지 관철했다. 선관위의 미흡한 선거 관리에 대해 부각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올공 집회'의 성격이 갈수록 강성으로 치달으면서, 제1야당 당대표의 집회 참석이 당과 중도층 민심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당내 일부에선 이번 선관위 특검팀의 공개 검증으로 올공 사태가 일단락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장 대표가 부정선거 의혹을 재점화시키면서 기대는 우려로 바뀐 상태다. 더욱이 그동안 장 대표의 올공 행보가 부정선거론을 통해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얻어 당권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었다. 여기서 장 대표가 "선관위의 부정 밝히기 위해서 국민과 함께 다시 힘을 내서 싸우겠다"고 선언하면서, 당내 일부에선 "이제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장 대표의 당대표 임기는 내년 8월 종료된다. 23대 총선이 2028년 4월인 만큼, 새로운 지도부는 7개월여 동안 당을 정비할 틈도 없이 곧바로 공천 작업에 돌입하고 총선을 치러야 한다.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당이 내년에도 '강성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해, 중도층 민심과 멀어진 상태에선 선거를 치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 진입해 선거 관련 용품들이 보관된 곳을 살펴본 뒤 시민들에게 내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대한체육회 산하 9개 종목 단체는 장비 반출을 위해 6·3 지방선거 당시 개표소로 사용된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 진입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 국민의힘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특정 세력이 개입해 조직적으로 선거 결과를 왜곡하는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겠나"면서 "국민이 볼 때 우리 당이 상식과 합리의 정당이 아니라, 음모론에 빠져 있는 정당으로 인식될 소지가 있다. 장 대표가 약간의 의구심이 있다고 해서 그걸 부정선거 증거로서 정치적 주장을 해 나간다면, 국민의힘에 엄청난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핸드볼경기장에 투표지가 모두 반출돼 '올공 집회' 동력이 사라진 만큼, 장 대표의 올공 행보에 명분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다 보니, 장 대표가 선관위 특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결국 당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 당 핵심 관계자는 "선관위 특검이 이번 검증 과정에서 어떤 결론을 내놓더라도 장 대표는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라면서 "이미 올공은 투표지 반출로 수명을 다한 만큼, 올공에 모였던 사람들이 결집한 공간은 사라졌다. 장 대표는 지지자들이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부정선거론을 다시 꺼낸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당내 일부 우려에도 장 대표는 '올공 정신' 사수에 집중하고 있다. 오히려 부정선거론을 이용해 당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당내 일부 비판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이용하려 한다고 평가하고 폄훼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적개심을 드러냈다.


장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음모론으로 몰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덮고 가려는 나쁜 의도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어디로 가서 싸우시고 몇 명이 남아서 싸우시든 단 한 분이라도 남아서 싸울 때까지 그분들과 함께 싸우며 작은 힘을 보태겠다"며 '올공 정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다만 당내 일부에서도 선관위 특검팀 수사에 대한 불신이 나오는 탓에 장 대표의 '올공 재투쟁' 기조가 리더십에 미칠 영향은 미지수인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당권파 측에선 '올공 재투쟁'이 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 한편, 결국 비당권파의 '당대표 흔들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한 당권파 관계자는 "장 대표는 업무 외 시간에 올공에 가는 것이고, 올공에 간다고 해서 당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라도 했는가"라면서 "당 차원에서 투쟁을 위해 올공에 당력을 집중하자고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결국 당대표 흔들기에 명분이 없으니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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