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3잔' 횡령 혐의 1년 만에 벗은 알바생…'퇴근 동선 입증' 주효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10.31 16:51  수정 2026.10.3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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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 제조 음료 3잔 외부 반출한 혐의로 업주에 고소

경찰, '불법영득의사' 인정한 객관적 증거 없다 판단

법률대리인, 퇴근 동선 관련 객관적 자료 수집·제출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퇴근 시간 잘못 만들어진 음료 3잔을 외부로 반출해 횡령 혐의로 고소된 20대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경찰 보완수사 끝에 1년 만에 불송치 됐다. 퇴근 동선을 입증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 '불법영득의사 없음' 인정에 증거가 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지난 25일 청주 소재 한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 A(20대·여)씨에 대한 업무상 횡령 고소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에 따른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피의자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는 작년 10월2일 근무하던 청주 소재 카페에서 음료 3잔을 임의로 제조한 뒤 이를 외부로 반출했다는 혐의로 업주에게 고소당했다. 문제가 된 음료는 아이스아메리카노 1잔과 초코 프로틴쉐이크 2잔이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는 매장 안에서 마시다 퇴근 전 싱크대에 버렸고, 쉐이크 2잔은 키오스크 주문을 처리하다 잘못 만든 음료로, 버스 시간이 임박해 싱크대를 세제로 다시 청소할 여유가 없어 밖으로 가지고 나가 버린 것이라고 A씨는 해명해 왔다.


경찰은 A씨가 퇴근 당시 음료 3잔을 캐리어에 담아 가져간 점 등을 근거로 음료를 직접 마실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해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이후 검찰이 증거 보강 등을 이유로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사건은 경찰로 다시 넘어왔다.


카페 점주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4월 A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업무상 횡령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경찰 수사는 계속 진행됐다.


경찰은 CCTV 영상과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A씨가 음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처분하려 했다는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불법영득의사는 '타인의 물건을 자기 또는 제3자의 소유물처럼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한다. 형법상 절도·강도·사기·공갈·횡령 등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건 중 하나다.


법률대리인은 A씨의 퇴근 동선과 관련한 객관적 자료를 수집·제출해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경찰은 "매장 안에서 마신 음료는 밖으로 가지고 나가지 않았고, 밖으로 가져간 음료는 잘못 만든 음료를 처리하려 했다"는 A씨의 설명이 퇴근 동선과 시간 등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다고 판단했다.


A씨를 대리한 안성열 변호사(법무법인 새별)는 "매장 직원이 잘못 만든 음료를 처리한 일이 형사 고소로까지 이어졌다"며 "CCTV와 동선, 매장 운영 관행 등 객관적 정황을 하나하나 짚어 의뢰인의 억울함을 소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민선 변호사는 "형사 고소는 당사자에게 큰 심리적 부담이 되는 만큼, 사실관계를 꼼꼼히 다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사기관이 증거에 기초해 신중하게 판단해 준 덕분에 의뢰인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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