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구인두암 환자 174명 분석
HPV 33형은 림프절 병기, 35형은 생존율서 차이
“유전자형별 특성 고려한 세분화된 접근 필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구인두암 환자 4명 중 1명은 가장 흔한 원인인 HPV 16형이 아닌 다른 유전자형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따라 암의 진행 정도와 생존율에도 차이가 관찰돼, 유전자형별 특성을 고려한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9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차원재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진시연 서울대병원 교수)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HPV 양성 구인두편평세포암 환자 174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구인두암은 목구멍 안쪽에 위치한 구인두에 발생하는 암으로, 편도암과 설근부(혀뿌리)암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흡연과 음주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HPV 감염과 관련된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HPV 16형은 구인두암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유전자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HPV 33형과 35형 등 다른 고위험 유전자형도 구인두암을 유발할 수 있음에도 기존 연구는 주로 16형에 집중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HPV 유전자형의 분포와 유형별 임상적 특징, 생존율 등을 비교 분석했다.
(왼쪽부터) 차원재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진시연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25.3%(44명)가 HPV 16형이 아닌 다른 유전자형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자형별로는 16형이 74.7%로 가장 많았고, 33형(6.3%), 35형(4.6%), 58형(3.4%), 18형(3.4%) 순이었다. 비16형 감염 비율은 서구권 연구에서 보고된 수준보다 높았으며, 동아시아권과는 비슷했다.
유전자형에 따라 암의 진행 정도와 생존율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HPV 33형 감염 환자는 16형 감염 환자보다 진단 당시 목 림프절 전이 정도를 나타내는 림프절 병기가 높았으며, 35형 감염 환자는 16형 감염 환자보다 전체생존율이 낮았다.
성별로는 전체 환자의 90.8%(158명)가 남성이었으며, 모든 유전자형에서 남성 환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남성에서도 HPV 감염과 관련 질환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진시연 교수는 “HPV 16형 외에도 33형 등 다양한 고위험 유전자형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사용되는 4가 HPV 백신이 9가 백신으로 전환된다면 예방 범위를 한층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원재 교수는 “최근 수술 기법과 방사선·항암치료의 발전으로 HPV 양성 구인두암은 전반적으로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HPV 유전자형에 따른 임상적 특징과 예후 차이를 보다 세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및 분당서울대병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이비인후과 분야 국제학술지 ‘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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