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두 차례...구룡마을이 화재에 취약한 이유는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6.10.28 16:54  수정 2026.10.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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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올해 들어 두 번째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월에 이어 또 다시 불이 나면서 구룡마을의 화재 취약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0분쯤 구룡마을 2지구의 한 가건물에서 불이 났다. 불은 삽시간에 퍼졌고 소방 인력 232명과 헬기 6대 등 장비 110대를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였으나, 용수 부족과 강풍까지 겹치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12시간 49분 만인 이날 오전 4시 39분쯤 완전히 꺼졌다.


ⓒ연합뉴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서울올림픽 개최 등을 계기로 강남권 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모여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축구장 약 40개에 해당하는 면적에 8개 지구가 들어서 있다.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과 9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불이 나 피해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왜 화재가 반복되는 걸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불에 취약한 주택 자재가 꼽힌다. 주택 상당수가 합판과 비닐, 단열재로 쓰이는 이른바 '떡솜' 등 가연성 자재로 지어져 불이 나면 빠르게 번질 수 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조선비즈에 "구룡마을 주택에는 단열을 위해 보온재 등 자재를 사용한 경우가 많다"며 "한번 불이 붙으면 번지기 쉬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좁고 복잡한 골목 탓에 소방차가 화재 현장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면 소방관들이 호스를 길게 연결하거나 장비를 직접 운반해야 해 초기 진화가 늦어질 수 있다. 무허가 주택 특성상 불길의 확산을 막는 방화 구획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다.


ⓒ연합뉴스

화재 예방 설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일부 가구에 화재감지기와 소화기를 보급해 왔지만, 주민들은 화재 발생 사실을 신속하게 알리고 초기 대응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구룡마을 3구역의 한 주민은 이웃의 확성기 안내를 듣고 불이 난 사실을 알았다며 소화기만으로 큰불을 진압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소방용수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도 반복되는 문제다. 마을 내부에 상수도관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데다 사유지가 많아 소화전 등 소방시설을 확충하기도 쉽지 않다.


주민들이 보유한 물탱크만으로는 대형 화재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김현석 강남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전날 현장 브리핑에서 "주변 용수가 굉장히 부족한 상태로 진압에 애를 먹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헬기를 투입해 물을 뿌리는 등 진화 작업을 펼쳤다.


이에 반복되는 화재 피해를 줄이려면 주민 대상 안전교육과 소화기 보급뿐 아니라, 소방차 진입 여건을 개선하고 소방용수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등 취약한 소방 인프라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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