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부재' 과제 푸는 오세훈…국민의힘에서 세몰이 성공할까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10.27 21:00  수정 2026.10.2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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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벗자 '식사 정치' 본격화

계파 상관없이 당내 스킨십 집중

당내선 "돕는 사람들 많아질 것" 전망

중앙정치 간섭 제한되는 단체장 한계는 과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내 '세력화'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5선 서울시장으로서 당내 입지를 다지는 '식사 정치' 등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앙정치와 거리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한계와 3년 남은 대선 일정 탓에 실제 세력 구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날 저녁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당일 법원 앞으로 찾아와 준 의원들과 만찬 할 예정이었지만, 구룡마을 화재 상황 점검회의 주재로 인해 취소했다.


전날 윤상현·김석기·신성범·이만희·김미애·조은희·조정훈·이상휘 의원 등 인사와 함께 한남동 공관에서 만찬 한 이후, 권영진·엄태영·김소희·박수민·서명옥 의원과 만나는 자리였다. 서울시 측은 화재를 수습한 이후, 의원들과 날짜를 조율해 다시 만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의 '식사 정치'는 구룡마을 화재로 당분간 재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한 차례 만찬을 통해 오 시장과 가깝다고 평가되는 인사뿐만 아니라, 옛 친윤(친윤석열)계, 비주류 등 계파와 상관없이 다양한 인사와 접촉했다. 당내에선 오 시장의 '식사 정치'가 세력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자마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오 시장이 당내 의원들과 스킨십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핵심 지역인 서울을 사수한 이후, 사상 초유의 '5선' 서울시장으로서 오세훈표 보수 방향성을 당내 의원들에게 강연하며 보수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부각한 바 있다.


지난 6월 김기현 의원이 이끌고 있는 '미래혁신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서울시장 선거 승리 배경과 보수 가치 회복 방향에 대해 강연했을 당시 당 소속 의원 중 4분의 1이 넘는 28명이 참석해 오 시장의 강연을 청취했다. 이후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기현·윤상현·안철수 등 중진과 잇따라 식사를 하거나, 지방선거 국면에서 여당의 총공세를 함께 방어하고 지원했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성평등위원회 등 3개 상임위 소속 의원들도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세력화 부재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집중했지만, '친오(친오세훈)계'라는 뚜렷한 세력이 구축됐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5선 서울시장에 오를 동안 중앙 정치와 멀어진 탓에 친오계 구심점이라고 할 만한 인사가 부재했고, 더욱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1심 재판을 앞두고 당내에서 관망하던 분위기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오 시장의 세력화 부재가 외부에서 보기엔 이상할 수 있는데, 5선 서울시장에 오를 때 동안 중앙정치와 멀어진 이유도 있겠지만 친오계의 구심점이라고 평가할 사람이 없던 것이 크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실제 서울시장 승리로 대권주자 자리를 굳힌 오 시장은 지난 7월 '당선무효형'이라는 돌발 변수를 맞이하면서, 당내에선 사실상 등을 돌린 분위기였다. 1심의 중형 탓에 결과가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3개월 만에 당내 분위기는 급변했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확하게 인정받으면서 세력화가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오 시장은 정치 생명이 끝날 수 있는 위기를 넘긴 것인데, 과거 이재명 대통령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을 때 대선주자로서 주목을 받지 않았나"면서 "오 시장이 자신감을 얻은 것 같고, 이제 주변에서 돕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정하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오세훈계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그런 움직임이 생길 것이라고 보며, 당내에는 '반장'(반장동혁) '비한'(비한동훈)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다수"라면서 "이들이 특별히 모일 계기가 없었는데, 이번 판결로 인해 오 시장 쪽으로 당분간 많은 사람이 의지하려 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선 여러 잠룡이 존재하지만, 이 중 대권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되는 것은 오 시장이 꼽힌다. 5선 서울시장이라는 성과뿐만 아니라, 총선과 대선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되는 이른바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소년)을 확보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보수 정당 입장에서 험지로 꼽히는 서울에서 5번의 선거에서 승리했고,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지방선거에서 명픽(이 대통령의 선택)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다 보니 대권 주자로서 경쟁력을 가졌다고 평가 받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 일부에선 오 시장이 세력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권에 가까운 인물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대선이 3년이 넘게 남았고 22대 총선 승패에 따라 당내 세력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 시장은 단체장으로서 중앙 정치에 깊숙하게 관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탓에 노력이 필요하는 주장이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오 시장이 세력화에 성공할지 여부는 지금 당장 알 수 없다"며 "오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한 상황인데, 단지 무죄를 받았다고 끝이 아닌 세력화를 위한 별도의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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