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쿠팡 산재 은폐 분명 잘못…기소 못한 제도 공백 검토”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10.27 16:47  수정 2026.10.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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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인멸과 위조 처벌 규정 미비…입법 공백 지적

미국 외교 압박과 로비 개입 의혹에는 선 그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쿠팡 故 장덕준씨 산업재해 은폐 의혹을 둘러싼 수사에서 현행법상 처벌 공백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관련 제도 보완 검토에 들어갔다. 산재 발생 사실을 신고한 뒤 업무 관련성을 입증할 자료를 훼손하거나 조작한 경우 처벌할 규정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노동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장씨 사건과 관련해 “기소까지 가지 못했지만 분명히 잘못된 행위였다는 것을 국가가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지난 22일 쿠팡 계열사 기획감독과 장씨 사망 관련 산재 은폐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당시 쿠팡 대표이사였던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관계자에게 장씨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쿠팡 관계자들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장씨가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간 시간, 기다리거나 대화한 시간 등을 별도로 정리한 사실도 파악됐다.


다만 노동부는 산재 발생 사실 자체가 보고됐고 산재 승인 과정에서 직접적인 방해행위도 확인되지 않아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 은폐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소시효도 지나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쿠팡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물었다고 볼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다시 한번 고인의 억울함을 다 풀어드리지 못해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며 “법에 의율하지 못했다고 해서 잘못된 행동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국가가 이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산재 발생 사실 신고 이후 증거를 인멸하거나 조작하는 행위에 대한 제도적 공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산재와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인멸하거나 은닉하고 위조하거나 변조하는 행위까지 처벌하는 이른바 ‘김범석 방지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해당 입법 취지에 대해 이번 조사 과정에서도 제도적 공백이 확인됐다며 제안이 이뤄지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압박이나 로비가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이 외교적 압박으로 정부가 쿠팡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장관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김 장관은 “이번 조사에서 미국의 외교 문제나 로비 개입은 전혀 없었고 그런 부분을 고려한 적도 없다”며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제도상의 공백과 정합성 문제는 정비가 필요한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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