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설계도 67매 복원…고해상도 원문 공개
1986~1987년 작성한 설계도면 15건…소장처 ETRI에 전달
변색·굳은 테이프 제거하고 천연재료로 염색한 한지로 보강
삼성 4메가(M) 디램(DRAM) 설계도면(1986~1987년). ⓒ국가기록원
찢어지고 접착제가 굳어 추가 훼손이 우려되던 국내 최초 4메가(M) 디램(DRAM) 설계도면이 8개월간의 정밀 작업을 거쳐 복원됐다. 1986~1987년 작성된 기록물 15건 67매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개발 초기의 설계 구조와 기술 수준을 담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제19회 반도체의 날을 맞아 복원한 도면을 소장처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전달한다고 27일 밝혔다. 고해상도로 전자화한 원문은 국가기록원 누리집에서 제공한다.
이번 기록물에는 칩 전체의 설계 구조를 한 장에 표현한 ‘풀칩’ 도면 등이 포함돼 있다. 기존 1메가 디램보다 집적도를 4배 높이기 위해 메모리 셀을 작게 만들고 배선과 회로를 효율적으로 배치한 기술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의 설계도에는 전체 저장 영역을 256K비트 단위 메모리 셀 블록 16개로 나눈 구조가 나타난다. 중앙 회로를 기준으로 블록을 좌우에 8개씩 배치해 신호 전달 거리를 줄이는 방식이다.
도면은 길이가 1~3m에 이르는 대형 기록물이다. 오랫동안 말린 상태로 보관돼 주름과 꺾임, 가장자리 찢김이 심했다. 손상 부위를 연결했던 비닐테이프의 접착제도 변색되고 굳어 원본을 훼손할 우려가 있었다.
국가기록원은 맞춤형 복원·복제 처리 지원사업을 통해 테이프 제거 도구와 유기용매로 접착물을 없앴다. 손실된 부분은 원본과 유사한 한지를 오리나무 열매와 도토리 껍질 등 천연재료로 염색해 보강했다.
또 도면의 말림을 줄이기 위해 지름 6㎝ 중성롤을 이용한 보존용 축과 전용 상자를 제작했다. 복원 이후에도 안전하게 보관하고 다룰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도면이 만들어진 시기는 정부와 ETRI, 기업·학계가 참여한 ‘초고집적 반도체기술 공동개발 사업’ 초기다. 1986년 시작된 사업에는 삼성반도체통신과 금성반도체, 현대전자 등이 참여했다.
국가기록원은 2008년부터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현재까지 3·1 독립선언서와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우승상장 등 82개 민간·공공기관의 기록물 9310매 복원을 지원했다.
이용철 국가기록원장은 “이번 복원은 제19회 반도체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혁신을 보여주는 기록의 가치를 되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복원된 기록물이 널리 활용되어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미래 기술 혁신을 이끄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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