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균택·양부남 법무장관 물망…李 사건 대응 이력 주목
공소취소 영향력 행사 가능성에 이해충돌 우려 제기
전문가 "민심 역행 논란, 강성 지지층 반발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왼쪽)과 양부남 의원 ⓒ뉴시스
두 달째 공석인 법무부 장관의 최종 후보군으로 박균택·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되면서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두 의원 모두 이 대통령의 형사사건 변호나 당 차원의 사법리스크 대응에 관여했던 인사라는 점에서 실제 지명으로 이어질 경우 이해충돌 우려와 함께 인선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군을 박 의원과 양 의원으로 압축하고 막판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승원 전 후보자가 지난달 19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으로 사퇴하면서 인선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간 바 있다.
두 의원은 모두 고검장 출신의 친명(친이재명)계 호남 초선 의원이다. 이달 초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 만큼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이해와 검찰 조직 운영 경험이 인선 과정에서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두 의원 모두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대응에 깊이 관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2022년 당 대표 법률특보를 맡았으며 백현동·성남FC·대북송금 사건 등에서 이 대통령 측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특히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필요성을 주장해왔으며, '윤석열 정부 검찰 조작기소 특검' 논의 당시 특별검사에게 공소취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양 의원은 2022년 민주당 법률위원장에 임명돼 약 1년 6개월간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당 차원의 법률 대응을 총괄했다. 직접 변호를 맡았던 박 의원과 역할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대응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김 전 후보자 역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공동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새롭게 거론되는 후보군까지 공소취소 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인선 기준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은 공소를 직접 취소할 권한은 없지만 검찰총장을 통해 구체적 사건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 공소청법 제9조는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55조에 따라 공소취소는 검사가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지만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통해 공소취소 여부에 영향을 미칠 여지는 있는 셈이다.
이처럼 대통령 사건에 관여했던 인사들이 법무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인선 과정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도 관심사다. 헌법상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한성숙 국무총리가 이번 인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거론되는 후보군에 대해 대통령에게 별도로 의견을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성숙 국무총리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제청 과정에서 직접 추천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박균택·양부남 의원이 최종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총리가 대통령에게 별도로 의견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의원 중 한 명이 실제 지명될 경우 중도층은 물론 여권 강성 지지층에서도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통령 사건에 관여한 인사를 법무행정 수장으로 임명하는 데 대한 공정성 우려와 검사 출신 인선에 따른 검찰개혁 후퇴 논란이 동시에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박균택·양부남 의원 중 한 명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경우 민심에 역행하는 인사로 받아들여져 상당한 역풍이 불 수 있다"며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여권 강성 지지층으로부터도 검찰개혁의 후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양쪽 모두의 반발을 초래하는 인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