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특검 추진에 '李 변호인' 법무장관설까지…與, 공소취소 재시동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10.27 06:15  수정 2026.10.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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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지도부,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 추진 속도

새 법무 장관 하마평에 박균택·양부남 올라와

'李대통령의 공소취소 압박 메시지' 분석 고개

일각선, 공소취소 강행시 중도 추가 이반 우려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왼쪽)과 양부남 의원(오른쪽)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조작기소 특검법의 추진 의사를 밝히고,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 인사를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 검토하고 있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국민 여론 부담에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의 우회로를 택한 상황에서 사법 관련 이슈를 재차 주도하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중도층 추가 이탈 등 더 큰 위기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6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티07'에 출연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검찰개혁의 마지막 방점인 조작기소 특검법, 이 두 가지 이슈가 국정감사 이후에 민주당이 해결해야 할 매우 큰 과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의원총회까지 열고 이 대통령과 관련 있는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하려 했다가, 논의 끝에 그 시기를 국정감사 이후로 미룬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청와대 연 기자회견에서 "특검 권한사항 중 기존 기소사건들에 대한 이송, 처분에 관한 조항은 삭제하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자 여론이 바뀔 것을 기대하고 조작기소 특검법 강행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에도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 시기를 늦추자 당내에선 여전히 악화된 민심을 고려한 조치였단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 민주당이 지금 조작기소 특검을 다시 추진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최근 지속된 사법 관련 이슈들로 인해 국민들의 여론이 바뀌었다는 판단이 있어서다. 특히 지난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것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유무죄가 뒤집힌 것이 여론을 흔들었단 내부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오는 27일 대법원이 구속기한 만료를 일주일 앞둔 김건희 여사의 구속 심문 결론에 따라 사법 관련 민심이 더 흔들릴 수 있단 이야기도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윤석열과 오세훈의 무죄에 김건희가 석방된다면 국민들은 당연히 분노하지 않겠나"라며 "이런 납득할 수 없는 판결들이 쌓이다 보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것이고 조작기소 특검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또 하나는 청와대의 은근한 압박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5일 이 대통령이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민주당 박균택·양부남 의원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박균택·양부남 의원 모두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연관돼 있는 인사라는 점이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당대표이던 지난 2022년 당대표 법률특보를 맡아 백현동, 성남FC,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 대통령 측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심지어 수사 및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 입회하기도 했다. 또 양 의원은 이 대통령이 당대표일 때인 지난 2022년 판사 출신인 김승원 전 법무 장관 후보자와 함께 당 법률위원장에 공동 선임돼 1년 반가량 이 대통령 사법리스크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을 총괄 관리했다.


뿐만 아니라 두 의원은 공소취소에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혀왔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박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조작기소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집어넣어 주는 게 맞는다고 본다"(8월 26일·MBC라디오 시선집중)라고, 양 의원은 "요건이 충족된다면 대통령 사건이어서가 아니라 국민, 시민의 사건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당연히 공소취소해야 할 것"(8월 23일·KBS라디오 전격시사)이라고 발언한 바 있어서다.


이 대통령이 정성호 전 장관의 후임으로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였던 김승원 전 후보자를 지명한 데 이어 본인의 변호인 출신이자 공소취소 찬성파인 박균택·양부남 의원을 놓고 고민하고 있단 게 외부에 알려지자, 일각에서 대통령이 '공소취소'를 염두에 두고 있단 무언의 메시지를 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이날 SBS 뉴스브리핑에서 "박균택·양부남 두 명의 인선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플러스 알파가 있으면 모를까 공소취소에 대한 정치 쟁점화는 피할 수 없을 거 같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공소취소 모임을 했던 두 의원(중 한 명)을 장관을 시키면 아무래도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선 공소취소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주식, 농지 전수 조사 등 이슈로 여전히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소취소를 추진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단 지적에서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9~23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는 35.3%에 그쳤다. 62.3%인 '부정 평가'와의 격차는 27%p였다. 같은 기관이 22~23일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36%로 42.6%인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밖인 6.6%p차로 뒤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경제·부동산 불안과 △증시 급락 △국민연금 주식매도 유예 논란 △전세난 △북한의 대남확성기 재개 위협 △이 대통령의 SNS 발언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 등이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조작기소 특검 강행으로 인한 공소취소 추진 여부가 민심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대놓고 각을 세운 조희대(대법원장)의 탄핵조차 여론 때문에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조작기소 특검을 (강행)하면 중도층 민심 이반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당이 민생으로 기조를 잡았으면 그쪽에 집중하면서 중도층부터 설득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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