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변호인 입회·휴식 보장 설명…고인 측은 고성·진술 강요 주장
법조계, 실질적 방어권 보장 강조…이의 제기·조서 수정 처리도 쟁점
추궁과 압박 가르는 기준은 피조사자의 의사·자유…신문 방식 살펴야
총 체류 시간·이동 경위도 확인 대상…출입 기록·CCTV·입회 메모 등 검증 자료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모습. ⓒ뉴시스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중앙선관위 직원이 숨진 뒤 강압수사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인 입회와 식사·휴식시간 보장만으로 조사 전반의 적법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신문 방식과 변호인의 이의 제기 처리, 피의자의 조서 열람·수정 요구에 대한 대응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특검과 중앙선관위의 발표에 따르면 중앙선관위 직원 A씨는 지난 20일 입찰방해·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선관위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A씨는 이튿날인 2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중앙선관위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A씨가 수사로 심리적 부담을 겪었다며 유감을 표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가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직원들의 인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특검에 요청했다.
특검은 고인과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강압적인 분위기나 조사·조서 내용에 대한 이의 제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특검 수사를 통틀어 20일 한 차례만 조사받았으며, 조사에는 변호인이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A씨가 야간조사를 원하지 않아 오후 8시 55분에 신문을 끝냈다고 설명했다. 식사 등을 포함한 휴식시간은 총 3시간 20분, 이를 제외한 실제 조사 시간은 7시간 35분이었다는 입장이다. 신문 종료 후에는 A씨가 1시간 45분 동안 조서를 열람하면서 답변 40여 곳을 직접 자필로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A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도담은 22일 입장문에서 특검의 설명을 반박했다. A씨가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검사가 목소리를 높이며 답변을 요구했고, 변호인이 현장에서 원하는 진술을 강요하는 방식이라며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힘들어해 오후 6시 30분까지만 조사하자고 요청했지만 수사팀이 조사를 계속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법조계는 변호인이 현장에 있었는지와 함께 실질적인 조력 활동이 보장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합뉴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일반적인 판단 기준으로 변호인의 정당한 이의 제기나 실질적인 조력을 부당하게 제지하거나 위축시키는 분위기를 조성한 경우를 들었다. 휴식시간을 보장했더라도 대기·이동 과정 등에서 모욕이나 협박성 발언이 있었다면 "실질적인 방어권 행사가 침해되었다고 볼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도 식사·휴식시간을 보장했다는 사실만으로 강압수사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조사자의 강압적인 태도나 부당한 결론 유도, 위협적인 발언 등이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추궁과 압박을 구분할 기준으로 피조사자의 의사와 자유가 얼마나 보장되었는지를 꼽았다.
혐의를 강하게 추궁하는 행위 자체가 곧바로 부당한 수사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객관적 물증과 사실관계를 토대로 진술의 모순점을 확인하거나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것은 정당한 수사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수사기관이 피의자와 변호인의 절차적 권리를 존중했는지, 힘의 우위로 권리 행사를 억눌렀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조서에 진술과 이의가 어떻게 남았는지도 확인할 대목이다. 형사소송법 제244조는 피의자에게 조서를 열람하게 하거나 읽어주고, 기재 내용에 대한 이의나 의견을 밝히면 이를 조서에 추가로 남기도록 정한다. 이의를 제기했던 부분도 읽을 수 있도록 보존해야 한다.
최 변호사는 피의자가 진술한 내용이 조서에 제대로 기재됐는지, 수정 요구가 어떻게 처리됐는지도 강압적이거나 부당한 수사인지를 판단할 요소로 제시했다.
엇갈리는 설명을 검증할 자료로는 공식 조사 기록 외에 출입 기록과 CCTV, 변호인의 입회 메모 등이 거론된다.
김 변호사는 출입 기록 등을 확보해 청사 도착부터 최종 퇴거까지의 총 체류 시간과 공식 조사 시간을 대조하면 비공식 대기 시간이 어느 정도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게실·복도 CCTV가 확보된다면 이동 과정과 수사관 동행 여부 등 당시 정황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변호인이 조사 당일 실시간으로 기록한 입회 메모, 조사 직후 작성해 제출한 의견서나 항의 서면 등도 당시 조사 상황을 확인할 자료로 제시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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