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불편에 김밥 부족' 오명 씻을까...'세 번째' 김천 김밥축제의 성장사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6.10.23 10:02  수정 2026.10.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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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조기 품절·교통 혼잡 등 운영상 문제 잇따라

올해는 QR코드로 주문·결제...교통 대책도 강화

경북 김천의 가을을 대표하는 김밥축제가 23일 세 번째 막을 올린다. '김천'이 김밥 전문점 '김밥천국'의 줄임말로 통한다는 젊은 세대의 반응에서 출발한 이 축제는 첫해부터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밥 조기 품절과 교통 혼잡 등 운영상 문제도 잇따랐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축제가 지난 2년간의 시행착오를 딛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김천 김밥축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김천 하면 김밥천국'...엉뚱한 오해에서 시작된 축제

김천김밥축제의 출발은 다소 엉뚱했다. 김천시가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김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물었더니 지역 특산물인 자두나 포도 대신 '김밥천국'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김천을 김밥천국의 줄임말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김천시는 이를 지역을 알릴 기회로 삼았다. 김밥이라는 친숙한 먹거리에 지역 특산물과 관광 콘텐츠를 결합해 축제를 기획했다. 2024년 10월 처음 열린 김천김밥축제는 김밥 요리대회와 이색 김밥 시식,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등을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축제의 인기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김천시에 따르면 첫 해 이틀간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은 약 10만명으로 집계됐다. 당시 김천시 인구가 13만명가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역 규모를 뛰어넘는 관심을 받은 셈이다.


ⓒ김천 김밥축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첫해부터 김밥 동났다...'김밥 없는 김밥축제' 오명

흥행은 곧 운영 부담으로 이어졌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준비한 김밥과 재료가 빠르게 소진됐다. 축제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밥을 구하지 못한 방문객들이 나왔고 온라인에서는 '김밥 먹으러 갔는데 김밥이 없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김밥 없는 김밥축제'라는 씁쓸한 별명까지 붙었다.


교통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고 주차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기도 나왔다. 친환경 행사 운영은 호평을 받았다. 김밥을 담는 용기로 뻥튀기와 다회용기를 활용하고 골판지로 테이블과 의자, 포토존 등을 만든 점이 눈길을 끌었다.


첫해 축제는 기획력과 화제성에서는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관람객 규모를 예측하고 먹거리와 교통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줬다.


ⓒ김천 김밥축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듬해 방문객 15만명...준비 늘렸지만 교통 혼잡은 계속

김천시는 첫 해의 문제점을 보완해 2025년 두 번째 축제를 준비했다. 김밥 물량을 10만명분 이상으로 늘리고 공급업체를 기존 8곳에서 32곳으로 확대했다. 셔틀버스도 기존보다 5배 늘리는 등 먹거리와 교통 대책을 강화했다.


하지만 흥행 열기는 다시 예상을 넘어섰다. 김천시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축제에는 이틀간 약 15만명이 방문했다. 김천시 인구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현장은 또다시 북적였다.


김밥을 사려는 줄이 길게 이어졌고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장시간 기다렸다는 불만도 나왔다. 방문객이 몰리자 김천시는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교통 혼잡을 알리고 일반 차량의 행사장 진입을 통제했다. 김밥 구매 수량을 1인당 4줄로 제한하는 조치도 시행했다.


축제 직전에는 김천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김천시는 관람객 안전을 위해 축제장 음수대 사용을 중단하고 음용수와 조리용수에 생수를 공급했다.


첫해보다 먹거리 공급과 교통 대책을 강화했지만 급증하는 방문객을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천 김밥축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3일로 늘리고 QR 주문 도입...올해는 '줄서기 없는 축제' 도전

올해 축제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김천 직지문화공원과 사명대사공원, 친환경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기존 이틀에서 하루 늘리고 행사 공간도 확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주문 시스템이다. 관람객은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이용해 김밥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다. 현장 키오스크와 안내 인력도 운영해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방문객을 지원한다.


교통 대책도 강화했다. 현장 셔틀버스를 60여대 규모로 확대하고 서울과 대전·대구·광주·부산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출발하는 왕복 셔틀버스를 마련했다.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인 '소풍택시'도 도입했다. 행사장 내 길 찾기를 돕는 전용 지도 서비스와 물품보관 서비스 등 편의시설도 보강했다.


ⓒ김천 김밥축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먹거리 역시 다양해졌다. 올해는 지역 김밥과 이색 김밥, 전국 팔도 김밥, 김밥 요리대회 수상작 등을 포함해 60여 종을 선보인다. 축제 캐릭터 '꼬달이'를 활용한 굿즈와 체험 프로그램, 한복 체험 등 김밥 외 즐길 거리도 마련했다.


김천김밥축제는 짧은 시간 안에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지역 축제로 성장했다. 동시에 방문객이 급증할 경우 먹거리 공급과 교통, 대기 시간 관리가 축제 만족도를 좌우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올해 축제는 운영 개선책이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김밥천국'이라는 유쾌한 오해에서 시작한 축제가 이제는 그 이름에 걸맞은 먹거리와 편의를 제공하는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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