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카슨 '빨강의 자서전' 이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3년만 신작 '가호'도 인기
일회성 관심 넘을까
출판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앤 카슨의 작품을 향한 독자들의 열풍이 거센 가운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 출간되며 서점가 흥행을 이끌고 있다.
앤 카슨의 대표작 ‘빨강의 사전’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부터 현재까지 서점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발표 직후 교보문고, 예스24 등에서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데 이어, 예스24 10월 2주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후 지금까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남편의 아름다움’, ‘에로스, 달콤씁쓸한’, ‘짧은 이야기들’, ‘녹스’ 등 앤 카슨의 또 다른 작품들 역시 20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노벨문학상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빨강의 자서전'·'가호' 표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베스트셀러 장악 사례는 꾸준히 이어진다. 특히 지난 2024년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경우, 수상 직후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등 대표작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며, 2024년과 2025년 교보문고와 예스24가 발표한 올해 베스트셀러에서 ‘소년이 온다’가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후 노벨문학상 수상작에 대한 열기가 더욱 뜨거워져 지난해 수상자인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콜리’ 등이 국내 서점가에 활기를 불어넣었었다. 당시에도 그의 대표작인 ‘사탄탱고’가 3일 연속 1위를 차지한 후 한동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앤 카슨의 열풍 역시 단순한 ‘반짝 효과’가 아닐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로 ‘빨강의 자서전’은 수상 이후 엿새 동안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는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이외에는 앤 카슨이 유일하다.
출간 전부터 출판 시장을 뜨겁게 달군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 ‘가호’의 기세도 매섭다. ‘가호’는 정식 출간 전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1위를 석권했으며, 출간 이후에는 예스24 등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빨강의 자서전’을 위협했다.
무엇보다 두 작품 모두 서사에 대한 흥미를 바탕으로, 실제 책을 읽은 독자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이어져 관심이 집중된다. ‘빨강의 자서전’은 앤 카슨이 자신의 전문 분야인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 영웅담을 새롭게 해석해 젊은 층의 관심을 모았다.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는 죄를 씻기 위해 12가지 과업을 수행하게 된 가운데, 그중 열 번째 과업이 빨강 괴물 게리온을 죽이는 것 작가는 영웅담에 희생된 게리온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다시 써 내려갔다. 빨강 날개를 달고 태어난 내향적인 소년 게리온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서전으로 써나간다는 설정 속 소년의 사랑과 성장 이야기가 담긴 것이 젊은 층의 이목을 끈 것이다.
‘가호’ 역시 26세의 젊은 여성 그림책 작가를 주인공으로 도쿄 외곽의 마을로 이사한 뒤, 예상치 못한 기묘한 상황들과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서사적 흥미를 놓치지 않고 있다. ‘노벨상 특수’ 공식에 스타 작가를 향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오랜만에 불어온 훈풍이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문학 독자층 저변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