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 평가액 182조 감소' 고발…공수처, 운용 개입 의혹 풀까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6.10.22 14:59  수정 2026.10.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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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등 직권남용 혐의 피고발…'2030년 공개' 회의록이 의혹 규명 열쇠

고발단체, 지방선거 앞둔 리밸런싱 유예 문제 제기…기금 운용 독립성 훼손 주장

정부, 시장 여건·장기 수익성 고려한 운용 결정 설명

법조계, 증거 보존·수사 독립성 강조…장기 표류 땐 특검 논의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국민연금 기금 운용에 대한 부당 개입 의혹으로 이재명 대통령 등이 고발된 사건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배당을 기다리고 있다. 고발단체가 특검 도입까지 요구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향후 핵심 자료를 확보하고 외압 없이 의사결정 경위를 규명하는지가 수사 신뢰를 가를 기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 관계자는 지난 19일 접수된 해당 고발 사건이 아직 배당되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사건 배당을 매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건들과 함께 처리하는 방식이어서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사건은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가 이 대통령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 건이다.


고발단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올해 1월 국내주식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6월 말까지 유예하고, 5월 국내주식 목표 비중과 허용범위를 조정한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가를 유지하려 매도를 늦추면서 기금 운용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단체가 인용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6월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약 182조원 감소했다. 이는 해당 종목들의 보유주식 평가액 변동을 집계한 것으로, 국민연금 전체 기금의 손실액이나 매도로 확정된 손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부는 당시 운용 결정에 시장 상황과 기금의 수익성·안정성을 고려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기금위 결정 내용을 발표하면서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인 것은 국내 증시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실제 투자 비중 확대를 반영하고,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면서 리밸런싱에 따른 시장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데일리안 DB

의사결정 경위를 확인할 자료로는 기금위 회의록과 속기록, 녹음, 관계기관의 지시·보고 문서 등이 거론된다. 고발단체는 리밸런싱 유예 등을 논의한 1월 기금위 관련 안건의 회의록을 2030년에 공개하기로 한 점도 문제 삼으며 관련 자료의 보전과 압수수색을 요청했다.


국민연금법 제103조의2는 기금운용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안건의 경우, 기금위 의결을 거쳐 회의 개최일부터 4년이 지난 뒤 해당 안건의 회의록을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회의록의 대국민 공개 시점과 수사기관의 자료 확보는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자료라도 법적 요건을 갖춰 압수수색 영장 등 적법한 수사 절차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다.


수사 지연 여부 역시 향후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살펴 판단해야 할 문제다. 김 변호사는 수개월간 고발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거나 시간이 지나면 소실될 수 있는 핵심 디지털 증거의 보존 조치 없이 사건을 방치하는 경우에는 사건 축소나 늑장 수사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의 독립성을 가늠할 기준으로는 정치적 외압의 차단 여부와 "압수수색 영장 청구 같은 핵심 증거 확보 조치를 눈치 보지 않고 실행하는지"를 꼽았다.


그는 공수처가 핵심 증거 확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자체 규명에 한계를 드러내고 "수사가 장기 표류해 결론을 내도 사회적 신뢰를 얻기 힘든 국면"에 이르면 특검 도입 논의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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