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광역특구법 윤곽…노동특례 도입 시 투자·고용에 끼칠 영향은?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10.21 17:01  수정 2026.10.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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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특례 포함·제외 두 법안 병합심사 최종안 주목

근로자 서면합의 거부·철회 절차 실효성 검증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초광역특구법의 핵심 쟁점인 노동특례가 기업의 투자와 고용 확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근로시간 규제 완화에 따른 산업 경쟁력 강화 가능성과 함께 임금 감소, 고용 불안정 등 근로조건에 미칠 영향도 주요 검토 대상으로 떠올랐다.


21일 국회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노동특례를 포함한 초광역특구법과 이를 제외한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주52시간제 예외 등 노동특례를 담은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이날 노동특례를 제외한 별도 법안을 발의했다.


초광역특구법은 여러 지방자치단체를 하나의 광역 경제권으로 묶어 첨단산업 투자와 지역균형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업에는 인허가 절차 단축과 재정·금융·세제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기업의 인력 운용과 직접 연결되는 노동특례를 최종 법안에 포함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두 법안을 병합심사하고 노사정 논의 결과 등을 반영해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52시간 예외에 기간제 4년…기업 인력 운용 변화 주목


법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조항은 근로시간 규제 완화다.


법안 제132조는 관리자와 연구개발(R&D) 전문가 등 가운데 근로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근로자가 사용자와 서면합의하면 근로시간과 휴게·휴일,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관한 기준을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으로, 일정한 고소득 전문인력이 주52시간 근로시간 상한을 넘겨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법정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규정도 예외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연구개발 일정에 맞춰 핵심 인력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기술개발 수요가 집중되는 산업에서 인력 운용의 유연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특례 적용 대상이 얼마나 되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근로소득 상위 3%를 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과 실제 특구 내 적용 대상 근로자 규모가 확정돼야 제도 영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도 최대 6개월로 확대한다. 현재 일반 업무는 최대 1개월,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는 최대 3개월까지 가능한 정산기간을 늘리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업무량이 많은 시기에 근로시간을 늘리고 한가한 시기에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해야 한다.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어난다. 근로자와 서면합의하면 기존보다 장기간 기간제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은 프로젝트 기간에 맞춰 인력을 활용할 여지가 커지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무기계약직 전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


법안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근로관계를 종료하면 ‘공정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급 요건과 수준은 노동부 장관이 결정·고시하도록 해 실제 보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투자와 고용 확대 기대…규제 완화의 실질적 효과는 미지수


노동특례가 실제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지는 핵심 검토 과제다.


경영계는 근로시간 규제와 기간제 사용 제한을 완화하면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6단체는 20일 공동 입장문에서 연구개발 근로시간 특례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등을 글로벌 산업경쟁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로 평가했다.


특히 노동특례를 제외한 법안이 함께 추진되는 데 유감을 표하면서 특례를 포함한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지역 투자와 고용 확대에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노동규제 완화가 기업의 신규 투자와 고용 증가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기업이 기존 인력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경우 연구개발과 생산활동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추가 인력 채용 필요성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실제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의 투자 확대 여부와 인력 수요 변화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장시간 노동에 건강권 우려…노사정 협의가 입법 향방 변수


근로자의 건강권과 고용안정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근로시간 상한을 적용받지 않는 인력이 늘어나면 장시간 노동에 따른 건강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서면합의를 조건으로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용자의 요구를 자유롭게 거부하거나 합의를 철회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박상혁 의원안은 특례 적용 직무와 보상, 근로자 건강 보호조치 등의 구체적인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연속휴식시간 보장과 근로시간 관리 등 세부 보호기준이 어떻게 마련될지가 관건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0일 성명에서 사회적 대화에서 본격적인 쟁점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특례를 포함한 법안이 발의됐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역시 노동시간 규제 완화와 비정규직 사용 확대가 노동기본권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경제6단체는 노동계가 우려하는 장시간 노동과 임금 저하 가능성에 대해 노사 간 협의를 통한 합당한 보상체계와 건강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노사 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노동부는 20일 제5차 실무협의체를 열고 노사 및 관계부처와 초광역특구법의 주요 내용을 논의했다. 제6차 실무협의체는 오는 28일 개최할 예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의 시한을 미리 정하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치겠다”며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노동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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