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논란…대통령 지휘·감독, 어디까지 허용되나 [법조계에 물어보니 761]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6.10.21 10:31  수정 2026.10.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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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청장 첫 배석…법조계, 정례 참석의 수사 독립성 침해 우려

靑은 개별 사건 논의 없다는 입장…권력과 수사기관의 거리 쟁점

국무회의 규정은 배석 허용…대통령 지휘·감독도 법령 따라야

정책 지시·부당 개입 가르는 기준은 대상·구체성…지휘 경로도 쟁점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대 인천시장, 김 중수청장,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수사기관장 국무회의 참석 방침을 두고 권력을 수사해야 할 기관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까지 회의에 배석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고위 공직자들과의 대면이 정례화하면 구체적인 사건 지시가 없더라도 수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 청장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해 중수청의 성공적인 정착과 검찰개혁 완수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김 청장에게 권력형 부패와 증권·금융 범죄 등 중대범죄를 성역 없이 엄단할 것을 주문했다.


청와대는 국무회의에서 개별 사건의 수사나 공소 지휘를 논의하지 않아 기관장의 배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법상 지휘·감독 권한을 거론하며 수사·공소기관장 참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별 사건 처리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국정의 일반적인 방향과 방침을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국무회의 규정 제8조 제1항은 대통령비서실장과 국무조정실장 등 배석 대상자를 열거하면서, 단서에서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이나 중요 직위의 공무원을 배석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배석자가 국무에 관해 발언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지난 7월 7일 개정된 현행 규정에는 청장의 배석을 소관 안건이 상정된 경우로 한정하거나 참석 횟수·주기를 제한하는 문구는 없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배석의 법적 근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수사기관장의 정례 참석에 따른 독립성 침해 우려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국무회의 참석이 정례화하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고위 공직자들과의 반복적인 대면이 수사기관의 직무상 독립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례 출석 요구 자체를 곧바로 위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더라도, 수사기관과 권력 사이의 긴장 관계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근거로 든 행정감독권 역시 법령의 범위 안에서 행사돼야 한다. 정부조직법 제11조는 대통령이 모든 중앙행정기관장을 지휘·감독하도록 하면서 그 권한을 법령에 따라 행사하도록 규정한다.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중수청법) 제6조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일반적으로 중수청장과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정하고 있다. 장관의 사건 지휘 대상을 청장으로 한정한 규정으로, 대통령의 직접 수사지휘 허용 여부는 별도의 해석이 필요한 문제다.


김 변호사는 이 같은 수사지휘 체계를 "정치 권력의 직접적인 수사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완충 장치"로 해석했다. 대통령의 일반적인 행정 통할권이 개별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지휘권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다.


그는 일반적인 수사정책 지시와 부당한 개입을 가르는 기준으로 지시의 대상과 구체성을 꼽았다. 불특정 다수의 범죄 유형이나 사회적 폐해 전반에 대한 대응을 주문하는 것인지,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직접 겨냥하는 것인지 등을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이 특정 사건에서 강제수사를 종용하거나 특정인의 소환 시기를 정하고 수사 중단을 요구하는 행위 등은 부당한 수사 개입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 같은 직접 지시가 법률이 정한 지휘 경로를 벗어나 직권남용 소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무회의 참석이 정례화할 경우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인사들과 매주 마주 앉아 국정 기조를 공유하는 것"이 수사의 독립성과 수사기관·권력 사이의 긴장 관계를 해치고 중수청의 존재 의미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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