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잃은 운전자에 영장 없이 채혈…음주운전 ‘무죄’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10.19 19:18  수정 2026.10.1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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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의식 저하된 운전자 혈액 채취

본인 대신 배우자가 채혈동의서에 서명

법원 “유효한 동의 아냐…감정서 증거능력 없어”

법원이 교통사고로 의식이 저하된 30대의 자발적 동의나 영장 없이 이뤄진 채혈 관련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아 음주운전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교통사고로 의식이 크게 떨어진 운전자에게서 영장 없이 채취한 혈액은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창원지법 형사1단독 김세욱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18일 오후 11시 43분께 경남 김해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07% 상태로 이륜차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다른 승용차와 교통사고가 나 다쳤으며, 의식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관은 별도 영장을 받지 않고 병원 측으로부터 A씨의 혈액을 넘겨받았다.


채혈 동의 여부를 묻는 경찰관의 질문에 A씨가 ‘네’라고 답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임의제출(채혈동의) 및 확인서’에는 A씨 대신 배우자가 서명했다. 경찰관이 A씨의 서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당시 A씨의 상태를 고려하면 유효한 채혈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의사결정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채혈에 동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채혈은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채 피고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채혈에 따라 수집된 2차 증거인 감정서 등은 증거 능력이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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