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연합회, 제27회 환자샤우팅카페서 개선 촉구
소아 크론병 치료제 허가 확대·성인 치료제 건보 적용 요구
“치료 선택지 부족…제약사·정부 적극 나서야”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지난 16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제27회 환자샤우팅카페를 개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크론병 환자와 가족들이 치료제의 허가 연령 제한과 건강보험 급여 지연으로 필요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돼도 실제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인 만큼 제약회사와 정부가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1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열린 제27회 환자샤우팅카페에서는 크론병 치료제의 소아·청소년 적응증 확대와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크론병은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증상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해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소아·청소년은 질환과 영양 상태 악화로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날 행사에서 크론병을 앓는 10세 아들의 아버지 정찬희 씨는 소아 환자의 제한된 치료 선택지를 호소했다. 수영 국가대표를 꿈꾸는 아들 정로운 군은 5세에 크론병을 진단 받았지만, 치료제의 허가 연령 제한으로 약 1년을 기다린 뒤에야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정찬희씨가 지난 16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열린 제27회 환자샤우팅카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후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감소해 다른 기전의 약물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는 국내에서 소아 크론병 치료제로 허가되지 않아 사용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 씨는 “우리 아이를 국가대표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아이가 자신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성인 환자들은 새로운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요구했다. 김정은 크론가족사랑회 회장은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가 2023년 11월 성인 크론병 치료제로 허가됐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효과가 있던 치료제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감소하거나 부작용으로 변경해야 할 수 있다”며 “치료 선택지가 하나라도 더 남아 있다는 사실은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들이 바라는 것은 특정 치료제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를 선택하고 그 치료를 지속할 기회”라며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중요하지만,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와 치료의 시급성을 고려해 스카이리치에 대한 합리적이고 신속한 급여 결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왼쪽부터) 배은영 경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박성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전문가들도 치료제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문단은 소아 크론병 치료제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 제약회사의 신속한 허가 신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적극적인 심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부족한 환자에 대해서는 허가초과 사용 승인제도 등의 활용 가능성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한국얀센에 스텔라라의 소아 크론병 적응증 확대 신청을 촉구하는 한편, 한국애브비와 정부에는 스카이리치의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요구했다. 치료제 허가와 급여 결정 과정에 환자와 가족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이미 필요한 치료제가 개발돼 있는데도 허가 연령 제한이나 건강보험 급여 문제로 환자가 사용하지 못한다면 제약회사와 정부가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건강보험 급여 지연으로 필요한 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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