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단체 "지방선거 앞두고 기금 운용 독립성 훼손"
회의록 2030년 공개도 문제 삼아…국정조사·특검 요구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그룹 총재를 기다리며 시계를 보고 있다. 2026.10.1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의 국내 보유주식 평가액이 석 달 반 만에 약 182조원 줄어든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가를 유지하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매도를 늦춰 손실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19일 이 대통령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성명불상의 대통령비서실 3급 이상 공무원 등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단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 1월 국내주식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지방선거 직후인 6월 말까지 유예한 것이 하락장에서 충격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리밸런싱은 자산 가격 변동으로 달라진 투자 비중을 목표에 맞춰 조정하는 절차다.
단체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국내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 한도를 초과했는데 계속 팔아야 하느냐는 취지로 발언했고 당시 공단 이사장이 투자지침을 바꾸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기금위가 매도 시점을 늦추면서 기금 운용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게 고발 취지다.
지난 5월 기금위가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높이고 허용범위를 확대한 데 대해서도 "규정상 매도해야 할 물량을 사후에 규정 안으로 편입했다"고 주장했다.
단체가 보도자료에서 인용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6월30일 515조9293억원에서 이달 15일 333조5330억원으로 182조3963억원(35.3%)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평가액 감소분은 총 131조971억원으로 전체의 71.8%를 차지했다. 해당 수치는 보유주식의 평가액 감소분으로 매도에 따른 확정 손실은 아니다.
단체는 리밸런싱 유예를 의결한 1월 회의에서 회의록을 2030년에 공개하기로 정하고 5월에는 확대된 허용범위 수치를 비공개 처리했다며 의사결정 경위를 감췄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공수처에는 기금위 회의록과 속기록, 녹음, 지시·보고 문서 등에 대한 증거보전과 압수수색을 요청했다. 국회에는 리밸런싱 유예와 회의록 비공개 경위에 대한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했다.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는 "국민연금은 정권의 것이 아니라 보험료를 낸 국민의 것"이라며 "결정은 선거 앞에 내리고 기록은 선거 뒤로 봉인한 것은, 국민의 노후 자금을 정치에 저당 잡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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