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같이 살았는데…아내 몸 불 붙여 살해 70대, 2심도 중형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10.18 09:59  수정 2026.10.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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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뒤 말다툼 중 아내에 가연성 물질 뿌려

공황장애 상태서 술 취해 우발적 범행 주장

"가졍 함께 꾸린 배우자 살해…비난 가능성 커"

서울고등법원이 위치한 서울법원종합청사. ⓒ데일리안DB

부부싸움 중에 아내 몸에 불을 붙여 살해한 혐의를 받는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6년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2부(황승태 김영현 백승협 고법판사)는 지난 15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모씨와 검사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아내와 술을 마시고 말다툼을 하던 중 집에 있던 가연성 물질을 아내에게 뿌린 뒤 불을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던 아내는 9일 뒤 전신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최씨는 이전에도 아내를 막대기로 폭행해 특수폭행죄로 가정법원 송치 처분을 받는 등 가정폭력을 저지른 전력이 있었다.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가연성 물질을 자기 몸에 먼저 뿌렸고, 공황장애 약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최씨의 모발이나 옷에서 인화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고 화상도 입지 않았다며 최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아내의 화상 범위를 봤을 때 최씨가 단순히 아내 얼굴에만 가연성 물질을 뿌린 게 아니라 머리 위나 상반신 전체에 뿌려 불이 쉽게 붙도록 했을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봤다.


앞서 1심은 "피고인은 수사기관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며 "피고인은 단지 부부싸움을 하다가 화가 난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함께 가정을 꾸리고 살아온 배우자인 피해자를 살해해 범행 동기에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질타했다.


2심도 "피고인이 소화기로 진화했다고 하지만 119에 신고하지 않고 2시간가량 피해자를 방치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고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다만 최씨가 사건 다음 날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고, 만취 상태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만 75세의 고령인 점 등은 양형에 유리한 사유로 반영됐다.


한편 최씨는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총점 13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이 나왔지만, 1·2심 모두 검사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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