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애드벌룬 띄워 살펴보니 기존 시뮬레이션과 유사
초고층 기준 미달 건축물로 '초고층 빌딩' 표현 과장 지적
전문가들, 경관 훼손 여부 객관적 현장 검증 필요성 강조
종묘 경관 시뮬레이션 결과ⓒ서울시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종묘 인근에 들어설 건축물의 경관 영향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실제 건물 높이에 맞춘 애드벌룬 실증 결과 기존 시뮬레이션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세운4구역 내 건축 예정지에 94m, 99m, 141m, 142m 높이의 애드벌룬 4개를 띄워 종묘 정전 월대에서 경관 영향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이 실증은 지난해 11월 공개된 3차원 경관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으며, 실제 건축물 높이와 조망 관계를 현장에서 검증한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올해 1월 실증 결과를 공개하며, 종묘 정전의 주요 시야각 범위 밖에 건축물이 위치해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종묘 정전에서 애드벌룬을 바라보며 촬영한 사진ⓒ서울시
세운4구역의 건축계획은 종묘와 가까운 종로변 건물의 높이를 98.7m로, 청계천변은 141.9m로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이는 모든 건축물이 일률적으로 높은 것이 아니라, 종묘와 가까운 전면부는 상대적으로 낮고, 후면부인 청계천 방향으로 갈수록 높아지도록 설계된 것이다. 세운4구역의 최고 높이 141.9m는 현행 법령상 초고층 건축물 기준인 200m에 미치지 못한다. 건축법 시행령과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50층 이상 또는 200m 이상 건축물이 초고층으로 분류된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 고층 건축물이 종묘의 역사문화적 경관과 세계유산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관 훼손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종묘와 건축물 사이 거리, 높이, 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경관 보존과 개발이 양립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애드벌룬 실증을 직접 확인했으며, 애드벌룬이 종묘 경관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가유산청의 우려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운상가 위에서 바라본 세운4구역. 낡은 저층 건축물들이 조밀하게 얽혀있어 화재 등 사고의 위험이 높다.ⓒ서울시
전문가들은 건축물 높이 제한의 필요성과 범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종묘와의 거리, 주요 조망 지점에서의 가시성 등 실제 경관 영향에 대한 구체적 확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초고층 빌딩'이라는 표현이 실제 건축계획과 경관과는 상관없이 시민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과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동일한 장소와 조건에서 경관 영향을 공동 검증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논란 해결의 첫걸음"이라며 "종묘의 역사적 경관은 '초고층'이라는 수식어나 자극적인 조감도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 확인된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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