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꺼내 들었으면 폭동"…피의자, 일베에 글 게시
1심, 벌금 100만원 선고…'사실 오인·법리 오해' 항소
항소심 "폭동이라고 쓴 것은 사실 아닌 의견 게재"
대구지방법원.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에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형사항소2-3부(이상균 부장판사)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0대)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2021년 5월19일 대구 동구 자신의 주거지에서 인터넷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사이트에 접속해 '총을 꺼내 들었으면 폭동이 맞지 군 입장에서는 제압하는 게 맞고 저 때 경찰도 군인도 많이 죽었다. 이게 왜 민주화 운동이랍시고 유공자가 되는지 참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5·18 민주화 운동이 폭동이라는 취지의 글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폭동'은 집단적 폭력 행위로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을 뜻하며, 그 단어 자체에 불법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한 것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피고인 측은 원심 판결에 대해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고 불복해 항소했다. 피고인 측은 재판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한 것은 전두환의 발언에 동의한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 것일 뿐 허위 사실을 퍼뜨리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서 처벌 대상을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행위'로 한정했기 때문에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나 그 역사적 의의에 관한 이견 그 자체로 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폭동이라는 단어는 그 개념과 포섭 범위에 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다의적 표현"이라며 "이 사건 게시글에서 폭동이라는 함축적이고 단정적인 표현은 피고인이 자신의 주관적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폭동'이라고 적은 것은 사실을 적은 게 아니라 '의견'을 게재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러한 표현에 대한 시정은 역사적 성찰과 공론의 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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