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장 "재제청 불응해 대법원 운영 차질 빚으면 헌법상 책무 다하지 않은 것"
국민의힘 "재제청 요구 법적 근거 어디 있나"…조 처장 "해석상 당연히 도출"
대통령 재판 중지 근거 된 헌법 84조도 공방…업무추진비·보은 인사 의혹 제기
조원철 법제처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조원철 법제처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실은 가운데, 국민의힘은 재제청 요구의 법적 근거를 따져 묻고 조 처장을 향해 '정권 감싸기'라고 반발했다.
국회에서 이날 열린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태규 의원이 헌법이나 법률 어디에 재제청 요구의 근거가 있느냐고 묻자 조 처장은 "논리적으로 해석상 당연히 도출되는 결론"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누가 그렇게 해석하느냐며 '독단적 해석'이라고 비판하자 조 처장은 "모든 헌법학자가 다 그렇게 해석한다"고 맞섰다.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임명동의권은 각각 헌법이 부여한 권한이라며 조 처장의 논리를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국회의 임명동의권을 막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상식으로 대통령의 임명권이 우선한다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구의 헌법적 근거와 구체적인 사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히고 대법관 제청권을 존중해 달라고 한 것도 헌법 위반이냐고 물었다. 조 처장은 "제청권을 존중해 달라는 것은 헌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자가 나올 때까지 재제청을 요구한다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처장에게 "법제처장이 무슨 대통령 사설 변호인인가"라며 "대통령이 얘기했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간다면 법제처장을 그만두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구에 응하지 않아 대법관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아 의원은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청했다면 대법원장에게 이를 이행할 헌법적 의무가 발생한다며 거부는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이성윤 의원도 최상목 전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사례를 거론하며 대법관 제청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문제 삼았다.
조 처장은 대법관 제청권의 의미에 대해 "일종의 추천, 그리고 제안의 의미"라며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를 반드시 임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임명할 의사가 없는데도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청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민주당 측 지적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제청권을 행사하지 않아 대법관 임명이 이뤄지지 않고 대법원 구성과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대법원장이 헌법상 책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해야 한다는 해석대로라면 사실상 임명권이 대법원장에게 돌아가고 대통령은 소극적인 거부권만 갖게 된다며 반박했다.
이 대통령의 재판 중단을 둘러싼 헌법 제84조 해석도 도마에 올랐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조 처장은 기소뿐 아니라 공소 유지도 소추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재판 중단 결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뒷받침하는 헌법학자의 견해와 근거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이미 내려진 사법부 판단을 문제 삼는 것은 대선 불복이라는 취지로 맞섰다.
국민의힘은 조 처장의 과거 변호인 이력을 들어 보은 인사 의혹을 제기하고, 개헌에 따른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과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도 추궁했다. 조 처장은 현직 대통령에게 연임 개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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