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 압력 급격히 상승하는 ‘급성폐쇄각녹내장’
어두운 곳에서 발작 위험…고령·원시 환자 주의
두통·구토로 다른 질환 오인 쉬워…신속한 치료 중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잠들기 전 불을 끄고 스마트폰을 보던 중 갑자기 눈이 터질 듯 아프고 머리까지 지끈거린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겨서는 안 된다. 어두운 환경에서 눈 속 압력이 급격히 높아지는 ‘급성폐쇄각녹내장’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두통과 구토까지 동반할 수 있으며, 치료가 늦어지면 시신경이 손상돼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두운 곳에서 안압 급상승…급성폐쇄각녹내장 주의
급성폐쇄각녹내장은 눈 속 액체인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갑자기 막히면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질환이다. 정상 안압은 일반적으로 10~21mmHg 수준이지만, 발병 시에는 40~60mmHg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일반적인 개방각녹내장이 방수 배출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것과 달리, 급성폐쇄각녹내장은 배출 통로가 갑자기 막혀 심한 통증과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안압이 높은 상태가 단 몇 시간만 지속돼도 시신경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을 남길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주로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홍채가 앞으로 밀려 방수 배출 통로가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특히 전방각이 좁거나 안구 길이가 짧은 원시 환자에게 나타나기 쉽다. 어두운 곳에서 동공이 커지는 상황도 발작을 유발할 수 있어 평소 전방각이 좁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주요 고위험군은 60~70대 고령층과 여성, 원시 환자,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다. 일부 감기약이나 멀미약, 다이어트약 등도 수정체의 전방 이동을 유발할 수 있어 젊은층도 주의가 필요하다. 한쪽 눈에 발병했다면 반대쪽 눈도 구조적으로 비슷해 발병 위험이 높으므로 양쪽 눈을 함께 검사하는 것이 권장된다.
두통·구토 동반하는 눈 통증…신속한 치료 중요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극심한 눈 통증과 시력 저하, 충혈이다. 불빛 주변에 무지개색 테두리가 보이기도 하며,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가 동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편두통이나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심한 두통과 함께 한쪽 눈이 터질 듯 아프거나 시야가 흐려진다면 즉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눈이 침침하고 뻐근하다가 잠을 자고 나면 증상이 호전되는 일이 반복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간헐적 폐쇄각 발작’의 신호일 수 있으며, 향후 급성 발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진단은 안압 측정과 세극등현미경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필요에 따라 전방각경 검사나 전안부 안구광학단층촬영으로 방수 배출 통로가 막혔는지 확인한다.
치료는 높아진 안압을 신속하게 낮추는 것이 우선이다. 안약과 경구약, 주사제 등을 사용해 안압을 낮춘 뒤 필요에 따라 홍채에 작은 길을 만들어 방수가 흐르도록 하는 ‘레이저 홍채절개술’을 시행한다.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에도 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수정체가 두꺼워져 전방각 폐쇄가 심한 경우에는 수정체 제거술이 필요할 수 있다.
김민진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급성폐쇄각녹내장은 무서운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며 “두통과 구토 때문에 안과 질환임을 모르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원인 모를 심한 두통과 눈 통증, 시야 흐림, 불빛 주변 무지개 잔상이 나타나면 즉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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