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국민연금 '정치 개입' 공방 격화…사퇴 요구·국정조사까지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10.14 12:48  수정 2026.10.1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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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밸런싱 유예·국내주식 비중 상향 놓고 여야 충돌…회의록 공개 쟁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정치적 독립성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국정감사장을 달궜다. 야당은 리밸런싱 유예와 국내주식 비중 확대에 정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퇴와 국정조사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여당은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정상적인 판단이었다며 정치적 공세라고 맞섰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는 시작부터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공개와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증인 채택이 무산된 점을 문제 삼으며 "국민연금은 증시 부양의 도구가 아니라 국민의 노후자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1월 리밸런싱 유예와 국내주식 목표 비중 조정 당시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다. 백 의원은 "증인에 이어 회의록마저 가로막힌다면 국회에 남은 수단은 국정조사"라고 강조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서 의원은 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의 회의록을 4년 뒤 공개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거론했다. 그는 "지금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요구는 복지위가 누워서 침 뱉는 꼴이나 다름없다"고 맞섰다.


리밸런싱 유예 결정도 집중 추궁 대상이 됐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1월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4%에서 14.9%로 올리고 리밸런싱을 6월까지 유예한 데 이어 5월에는 비중을 20.8%까지 높인 점을 거론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투자지침 변경으로 화답하는 모습이 국민연금이 권력으로부터 독립됐다고 보는 국민은 한 분도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 하명에 따른 회의 아니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이사장은 정치적 압력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정부의 주문 사항이 그대로 통과된 것은 경험해 본 적이 없다"며 "1월 결정도 5월 결정도 만장일치였다"고 반박했다.


또 당시 국내 증시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았다며 "리밸런싱을 유예하고 국내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는 야당의 주장 자체가 결과론적이라는 반론이 나왔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지방선거를 위해 리밸런싱을 유예했다는 주장에 대해 "선거 전에 성과를 만들려면 오히려 리밸런싱을 하는 게 더 맞았을 것"이라며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리밸런싱 유예는 국내주식을 추가 매수한 것이 아니라 기존 보유주식의 매도를 늦춘 조치라며 "국내 증시 부양에 국민연금이 동원됐다는 것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감사장에서는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기금운용본부가 리밸런싱을 유예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자 취임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이 나오면서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가 어제 공고돼 오늘 온 것도 아니다"라며 "국회를 무시해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복지위원장도 자료 제출을 재차 촉구하며 증인들이 각자 알고 있는 범위에서 직접 답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의 거취 문제까지 등장했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청년 생애 첫 보험료 지원과 실업크레딧 신청 감소 문제를 지적한 뒤 기금운용의 정치적 독립성을 거론했다.


이 의원은 "간섭을 막는 이사장이 아니라 이른바 하명을 그대로 수행하는 이사장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김 이사장이 2020년 총선 출마를 위해 임기 중 물러났던 점을 언급하며 "그때는 정치를 위해 나갔으니 이번에는 대한민국 미래세대를 위해 물러나 달라"고 사퇴를 요구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도 기금운용위원회 구성 자체를 문제 삼았다. 조 의원은 정부위원과 노동계·가입자 대표 중심의 구조가 정부 영향력과 전문성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며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이사장도 정부 측 위원 비중이 높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그는 "정부 측 구성위원 비중이 너무 높다는 생각은 지금도 소신"이라면서도 "정부가 제안한 안건대로 통과된 적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정부 개입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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