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흡연만의 문제 아니었다"…환자 8%서 유전적 소인 확인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10.12 13:39  수정 2026.10.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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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 폐암 관련 연구 28개 메타분석

전체 환자 7.9%서 병원성 변이…고위험군은 32.3%

“고위험 환자 맞춤형 유전 평가·암 조기진단 도움 기대”

폐암 환자의 생식세포 병원성 또는 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변이의 전체 유병률과 주요 유전자별 유병률. ⓒ서울대병원

폐암 환자의 7.9%에서 암 발생과 관련될 수 있는 유전적 변이가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폐암 가족력이 있거나 젊은 나이에 발병한 환자 등 고위험군에서는 유병률이 30%를 넘어, 환자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유전 평가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1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영상의학과 이지영·구진모 교수, 임상유전체의학과 김시현 교수, 심장혈관흉부외과 나권중 교수와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 영상의학과 윤순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폐암 관련 연구 28개를 종합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폐암은 흡연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흡연자나 젊은 연령에서도 발생해 유전적 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기존 연구마다 대상 환자와 검사 범위가 달라 폐암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의 분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비선별 환자군(4.7%)과 고위험군(32.3%) 간 유병률 비교. ⓒ서울대병원

이에 연구팀은 기존 연구 28개를 종합해 암 발생과 관련성이 확인됐거나 그 가능성이 높은 ‘생식세포 병원성 변이’의 유병률과 관련 요인을 분석했다. 생식세포 병원성 변이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아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유전적 변이로, 특정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분석 결과 전체 폐암 환자에서 해당 변이의 유병률은 7.9%였다. 주로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에서 확인됐으며, 유전자별로는 BRCA2(0.96%), ATM(0.67%), TP53(0.57%), CHEK2(0.49%), BRCA1(0.48%) 순으로 높았다.


특히 폐암 가족력이 있거나 젊은 나이에 발병한 환자, 다발성 원발성 폐암 등 고위험군에서는 유병률이 32.3%에 달했다. 별도의 고위험 기준으로 선별하지 않은 환자군(4.7%)보다 약 7배 높은 수준이다.


유전적 배경에 따른 전체 유병률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주요 DNA 손상 복구 유전자의 변이는 동아시아인보다 비아시아인 및 혼합 인종 집단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 환자군의 평균 연령이 낮거나 검사한 유전자 수가 많을수록 변이 유병률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이지영 교수·김시현 교수·나권중 교수·구진모 교수, 내셔널 주이시 헬스 윤순호 교수. ⓒ서울대병원

이지영 교수(영상의학과)는 “이번 연구에서 가족력, 젊은 연령에서의 발병 등 고위험 특성을 가진 환자에서 생식세포 병원성 변이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이러한 결과는 고위험 환자에서 맞춤형 유전 평가의 역할을 검토해 볼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환자와 가족의 암 예방·조기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김시현 교수(임상유전체의학과)는 “유방암과 난소암에서는 BRCA1/2 유전자 변이와 같은 유전적 소인이 잘 알려져 있지만, 폐암에서는 유전적 요인의 분포와 특성이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들을 종합해 폐암의 유전적 소인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 23.3)’ 온라인판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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