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재발 환자 316명 대상 임상연구
치료 횟수 33회서 26회로…4년 무진행생존율 80.1% 대 78.1%
“병원 방문 부담 감소 기대…일부 위장관 부작용은 주의 필요”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이 전립선암 환자에게 방사선치료를 시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전립선암 수술 후 재발 징후가 나타난 환자에게 방사선치료 횟수를 기존보다 약 20% 줄여도 비슷한 암 억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 환자의 병원 방문 부담까지 줄일 수 있어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12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방사선종양학과 김영석 교수·송영주 전문의와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박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전립선암 수술 후 생화학적 재발이 발생한 환자 316명을 대상으로 방사선치료 횟수에 따른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수술로 전립선을 제거한 뒤에도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다시 상승하는 ‘생화학적 재발’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영상검사에서 뚜렷한 종양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생화학적 재발이 발생하면 수술 부위 주변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데, 기존에는 6~7주에 걸쳐 30~33차례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한 번에 조사하는 방사선량을 높여 치료 횟수를 줄이는 ‘저분할 방사선치료’가 전립선암 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수술 후 생화학적 재발 환자에서는 기존 치료와 효과를 직접 비교한 임상 근거가 부족했다.
이에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전립선암 수술 후 생화학적 재발이 발생한 환자 316명을 모집해 저분할 방사선치료군과 기존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약 5년간 추적 관찰했다. 저분할 치료군은 한 번에 2.5Gy(그레이·방사선 선량 단위)씩 총 26회, 기존 치료군은 2Gy씩 총 33회 방사선을 조사했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영석 교수, 송영주 전문의,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박원 교수. ⓒ서울아산병원
분석 결과, 치료 후 PSA 수치가 다시 상승하지 않고 생존한 환자의 비율인 ‘4년 생화학적 무진행생존율’은 저분할 치료군 80.1%, 기존 치료군 78.1%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생존한 환자의 비율인 ‘4년 원격전이 무발생생존율’도 각각 91.7%, 91.0%로 비슷했다. 전립선암으로 사망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인 ‘4년 전립선암 특이생존율’은 두 치료군 모두 100%였다.
다만 직장 출혈 등 중등도 위장관계 부작용은 저분할 치료군에서 7.6%로 기존 치료군보다 일시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마지막 추적 관찰 시점에는 모두 회복됐다. 환자가 직접 평가한 소화기·비뇨기계 증상과 삶의 질에서도 두 치료군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통해 저분할 방사선치료가 기존 치료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치료 횟수가 33회에서 26회로 줄어들면 환자의 병원 방문 부담을 덜고 의료자원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연간 8000건 이상의 전립선절제술이 시행되는 만큼, 치료법이 확대되면 연간 최소 50억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김영석 교수는 “전립선암 수술 후 생화학적 재발 환자들은 암 재발에 대한 걱정뿐 아니라 수 주 동안 반복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 횟수를 줄여도 기존 치료와 유사한 암 억제 효과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저분할 방사선치료에서 일부 위장관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한 만큼 정밀한 영상유도 방사선치료와 직장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피인용지수 44.7)’에 최근 게재됐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