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연구팀, 10년간 건강보험 자료 분석
국내 등록 환자 800명…유전자 변이 보유자 2만6000명 추정
진단 전 30% 다른 콩팥질환으로 분류…가족력 확인 중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알포트 증후군 환자가 실제 추정 환자 수보다 훨씬 적게 진단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기 증상이 다른 콩팥질환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거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혈뇨나 단백뇨가 나타난다면 유전성 콩팥병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따르면 박평강·이금화 소아신장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국내 알포트 증후군의 유병 현황과 진단 전후 치료 양상을 분석했다.
알포트 증후군은 4형 콜라겐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유전성 콩팥병이다. 초기에는 혈뇨가 나타나지만 점차 단백뇨와 콩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비교적 이른 나이에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난청이나 시력 이상이 동반된다.
과거에는 인구 5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유전체 연구에서는 고위험 알포트 증후군이 약 2500명당 1명으로 추정됐다. 기존 추정치보다 약 20배 높은 수준이다. 다만 초기 증상이 다른 콩팥질환과 비슷해 진단받지 못하거나 면역매개성 사구체신염으로 오인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바탕으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희귀질환 산정특례에 등록된 알포트 증후군 환자를 확인하고, 연도별 유병률과 진단 전후 3년간의 약물 처방 양상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23년 기준 국내 알포트 증후군 등록 환자는 약 800명에 그쳤다. 반면 유전체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국내 관련 유전자 변이 보유자는 약 2만6000명으로, 이 가운데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사람은 약 8800명에 달했다. 등록 환자 수가 전체 변이 보유 추정 인원의 약 32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진단 과정에서 다른 질환으로 분류되는 문제도 확인됐다. 알포트 증후군으로 진단받기 전 환자의 약 30%는 다른 면역매개성 사구체신염으로 분류돼 있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질환에 맞는 치료가 늦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혈뇨나 단백뇨가 지속되거나 가족 중 콩팥병 환자가 있다면 알포트 증후군을 비롯한 유전성 콩팥병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평강 교수는 “알포트 증후군은 알려진 것보다 흔하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진단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지속적인 혈뇨나 단백뇨가 있고 가족 중 콩팥병이나 난청 환자가 있다면 유전성 콩팥병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금화 교수는 “학교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소아·청소년에게 콩팥병이나 소변검사 이상의 가족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소아신장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 ‘신장 연구와 임상 실제(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JIF 3.5)’에 게재됐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