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SNS, '소통'인가 '중독'인가 [박영국의 디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6.10.11 16:30  수정 2026.10.1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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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논란에도 "SNS 소통 계속할 것" 고집

'좌아하게' 논란에 "드라마를 다큐 취급" 핀잔

SNS 글 영향력, 도파민 중독·확증편향 우려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그동안 잦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으로 불거진 논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SNS를 통한 소통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 10일 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품격 없다, 권위 없다 비난하겠지만 경호를 최소화한 뒷골목 삶의 현장 방문도, SNS 소통도, 그분들의 언어로 교감하는 일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겁니다.


이어 11일에는 자신이 열흘 전 엑스에 ‘좌아하게’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논란이 된 것과 관련, “‘좌아하게’라는 말은 일베에서 쓰던 말이 아니라 민주개혁진영에서 문재인 대통령 시절부터 쓰던 말이고, 우아하게라는 말을 장난스럽게 비튼 말장난(언어유희)의 하나”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SNS 활동은 웬만한 연예인보다 왕성합니다. 수시로 자신의 정책적 성과를 과시하거나, 국민이 궁금해할 만한 주요 현안에 답을 주거나, 자신을 향한 문제 제기에 대한 해명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쳐도, 정치적으로 대립 관계인 인물이나 집단에 대한 비난, 심지어 외국 정상에 대한 비난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 계정을 통해 올라옵니다.


글을 올리는 데 시와 때를 가리지도 않습니다. 밤늦게 대통령의 엑스에 글이 올라오는 일도 빈번해 ‘SNS 중독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주변에 무언가에 중독된 이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행위를 하는 데 있어 전혀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누가 말려도 듣지 않는다는 겁니다. 도파민이 주는 쾌감이 피로를 잊게 하고 같은 행위를 반복하게 하는 겁니다.


SNS 활동은 외부의 반응만 좋다면 도파민 넘치는 일입니다. 대통령의 SNS는 그 정점에 위치합니다. 본인이 SNS에 한 줄만 올리면 언론사들이 앞다퉈 기사를 올리고 정치권에서 논평을 내놓고 전국이 떠들썩해지는데 도파민이 팡팡 터지지 않겠습니까. 밤늦게까지 해도 피곤을 잊을 만 합니다.


이 대통령은 “폭언 욕설 비아냥 허위사실 유포하는 계정 보는 대로 다 차단할 뿐 아니라 심한 경우 신고까지 한다”고 했습니다. “반대의견을 내거나 비판을 한다고 차단하지는 않는다. 우아하게든 좌아하게든 품격과 예의를 갖춘 의견은 언제든 환영한다”고도 했습니다.


물론 SNS상에서의 폭언, 욕설, 비아냥, 허위사실 유포는 잘못된 일입니다. 차단이나 신고를 당해도 쌉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품격과 예의를 갖춘 비판자는 남의 SNS에 의견을 남길 정도로 적극적이지 못합니다. ‘적극적인 비판자’가 제거된 상태에서 이 대통령은 달콤한 소리만 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일 수밖에 없습니다. 확증편향의 함정에 빠지는 지름길입니다. 악성 이용자 차단은 문제가 아니지만, 그를 통해 SNS 중독을 심화시키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건 문제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심지어 이 대통령은 말싸움에 능한 분입니다. 절대 지고 못 사는 성격이기도 하죠. 이런 성향의 SNS 이용자에게는 중독의 위험성이 하나 더 추가됩니다. 바로 승리의 쾌감입니다.


이 대통령은 ‘좌아하게’라는 표현이 논란이 된 지 열흘 만에 엑스에 올린 글에서 “엄혹하고 바쁜 세상이지만 가끔씩은 맑은 하늘도 쳐다보고 주변도 둘러보는 여유도 가지면서, 해학과 유머 장난도 즐겨 보시기 바란다”며 “엄중 진지 권위도 중요한 덕목이지만, 드라마를 다큐 취급하는 과잉진지도 경계하자”고 했습니다.


‘좌아하게’라는 표현을 쓴 자신에게 ‘정치 편향적 언사’, ‘한글의 잘못된 사용’이라고 지적하는 국민을 향해 “웃자고 한 소리 가지고 정색을 하며 달려드냐”고 핀잔을 던진 겁니다. 지고 못 사는 성격은 절대 SNS 못 끊습니다.


SNS가 해학과 유머, 말장난이 오가는 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다행이겠지만, 그걸 쓰는 사람이 대통령이라서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해 ‘체포영장’ 운운하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여러 차례에 걸쳐 격하게 비난한 게 ‘말장난’은 아니지 않습니까. 정치적 논란과 정책 현안,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한 마디가 미치는 파장이 큽니다.


대통령에게 품격과 권위를 요구하는 건 ‘대통령의 직함을 가진 개인에게 폼을 잡으란 얘기’가 아닙니다.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의 행실은 국격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청와대와 행정부 내에 유능한 엘리트들이 차고 넘쳤습니다. 대통령이 품격과 권위를 지킬 수 있도록 궂은 일은 대신 하라고 그들에게 막대한 세금을 연봉으로 지급하는 겁니다.


국민과의 소통, 물론 중요합니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국민과 소통을 끊었다가 민심을 못 읽고 파멸의 길을 걸은 사례가 많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알고리즘의 감옥에 갇혀 극단적 지지층의 목소리만을 민심으로 착각했다 파멸한 사례도 있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습니다. ‘소통’도 중요하지만, 도가 지나쳐 ‘중독’까지 이른다면 본인뿐 아니라 온 국민이 후유증을 감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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